흉기 소지는 빼고 보고..목격자 조사도 미뤄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은 초동수사를 맡은 지구대부터 전담반에 이르기까지 수사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등 총체적으로 부실한 수사를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CC(폐쇄회로)TV로 분명히 납치 의도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단순폭력으로 상부에 보고하는가 하면 전담반은 피해자가 여자 어린이인 점에 주목하지 않고 목격자를 상대로 조사도 벌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산경찰서 대화지구대는 지난 26일 3시59분께 여자 어린이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남성에게 맞았다는 신고를 받고 대화동의 한 아파트에 출동했고 바로 CCTV를 확인했다.
CCTV에는 엘리베이터 밖으로 끌려나가지 않기 위해 저항하는 초등생 A 양을 마구 때리는 50대 남성의 모습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으며 당시 같이 CCTV를 봤던 목격자 B 씨의 아버지는 '범인이 흉기를 들고 있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흉기는 CCTV에서도 희미하게 확인됐지만 출동한 지구대원들은 범행 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흉기를 미리 준비해왔다는 사실에는 주목하지 않고 취객이 어린이를 때린 것으로 판단했다.
이 같은 안이한 판단 때문에 경찰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용의자 것으로 보이는 지문 1점을 확보하고도 이틀 뒤인 28일 감식을 의뢰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인을 특정해 재빠르게 검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범인은 거리를 활보하게 됐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이날은 경찰청에서 이혜진.우예슬 양 사건에 따라 실종아동 종합대책을 발표한 날이었지만 출동한 직원들은 피해자가 여자 초등학생이라는 점에도 주목하지 않았다. 결국 이 사건은 야간 당직자에게 인계돼 발생 다음날인 27일 오전이 돼서야 용의자가 흉기를 갖고 있었다는 부분은 제외한 채 단순 폭력사건으로 일산경찰서로 넘어갔다. 범인 조기 검거에 가장 중요한 초동수사는 물 건너 간 것이다. 부실 수사는 경찰서에서도 이어져 27일 접수된 사건은 28일에 전담팀 배정이 이뤄졌지만 이날은 사건을 배정받은 부서가 근무를 하지 않는 날이었다. 이 때문에 사건이 발생한 3일 뒤인 29일 수사가 개시됐지만 이날 진행된 수사는 부서 직원 1명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가서 CCTV를 확보한 게 전부였다. 이 직원은 A 양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하다면서 조사를 거부한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는 물론이고 사건 당시 상황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본 여대생 B 씨에 대한 목격자 진술도 받지 않았다. 목격자 조사 등은 수사의 가장 기초적인 점을 고려할 때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는 수사의 ABC조차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이 때문에 주변 탐문수사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수사본부 내부에서도 용의자가 이미 도망갔거나 이 지역 주민이 아닐 경우 찾기 힘든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화면만 봤더라도 긴급하고 충분한 조치가 이뤄졌어야 될 사항"이라며 "사건 수사가 왜 이렇게 진행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실 수사로 경찰은 시민들의 결정적인 제보를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고양=연합뉴스)
이에 따라 경찰은 범인을 특정해 재빠르게 검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범인은 거리를 활보하게 됐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이날은 경찰청에서 이혜진.우예슬 양 사건에 따라 실종아동 종합대책을 발표한 날이었지만 출동한 직원들은 피해자가 여자 초등학생이라는 점에도 주목하지 않았다. 결국 이 사건은 야간 당직자에게 인계돼 발생 다음날인 27일 오전이 돼서야 용의자가 흉기를 갖고 있었다는 부분은 제외한 채 단순 폭력사건으로 일산경찰서로 넘어갔다. 범인 조기 검거에 가장 중요한 초동수사는 물 건너 간 것이다. 부실 수사는 경찰서에서도 이어져 27일 접수된 사건은 28일에 전담팀 배정이 이뤄졌지만 이날은 사건을 배정받은 부서가 근무를 하지 않는 날이었다. 이 때문에 사건이 발생한 3일 뒤인 29일 수사가 개시됐지만 이날 진행된 수사는 부서 직원 1명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가서 CCTV를 확보한 게 전부였다. 이 직원은 A 양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하다면서 조사를 거부한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는 물론이고 사건 당시 상황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본 여대생 B 씨에 대한 목격자 진술도 받지 않았다. 목격자 조사 등은 수사의 가장 기초적인 점을 고려할 때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는 수사의 ABC조차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이 때문에 주변 탐문수사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수사본부 내부에서도 용의자가 이미 도망갔거나 이 지역 주민이 아닐 경우 찾기 힘든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화면만 봤더라도 긴급하고 충분한 조치가 이뤄졌어야 될 사항"이라며 "사건 수사가 왜 이렇게 진행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실 수사로 경찰은 시민들의 결정적인 제보를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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