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AI 발생 현황
잠복기간 긴 오리 통해 감염…추가 전염 가능성
새로운 차원 방역시스템·인체감염 대비책 시급
새로운 차원 방역시스템·인체감염 대비책 시급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과거 두 차례 국내에서 발병했던 것보다 더 강한 ‘변종 바이러스’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상대적으로 강하고 잠복기간이 긴 오리를 통해 옮고 전파됐다는 점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의 연중 발생 가능성과 함께 사람 전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조류 인플루엔자가 과거와는 다른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새로운 차원의 방역체계와 인체 감염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혈청형은 다양한 아형(subtype)이 있는데, 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는 혈구 응집소의 특성에 따라 16가지(H1부터 H16까지) 있고, 뉴라미니다제라는 효소가 나타내는 표면 단백질의 특성에 따라 9가지(N1부터 N9까지) 아형이 존재한다. 따라서 두 형(H형과 N형)을 조합하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혈청형은 이론적으로 144가지(16×9)의 아형이 존재하게 된다.
지금까지 가금류에서 조류 인플루엔자를 발생시킨 바이러스의 혈청형은 H5와 H7형이다. 이 바이러스는 오랜 옛날부터 야생조류의 몸속에서 서식해 왔지만, 이들 야생조류한텐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야생조류의 바이러스가 닭이나 칠면조 등의 가금류로 전파될 경우 유전자의 급격한 변이가 일어나 일부 바이러스가 고병원성 조류독감을 일으킨다. 특히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고병원성 바이러스 혈청형 H5N1은 변이가 여러 갈래로 다양하고 급속히 일어나 야생조류나 포유류에게도 치명상을 입힌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는데,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변종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성환우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번에 집단 폐사된 오리는 변이를 일으킨 바이러스에 전염된 것 같다”며 “닭은 감염되면 2~3일안에 거의 대부분 죽어 버리지만, 오리는 감염돼도 폐사율이 60%에 불과하고, 1주일 동안이나 바이러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추가 전염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차량이나 사람을 통해 상당 기간 확산되고 있는 것도 바이러스 잠복기간이 긴 오리 때문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모인필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여름에도 감기에 걸리는 것처럼, 조류독감 발병도 날씨와는 큰 관계가 없다”며 “오리가 조류 인플루엔자에 많이 감염되는 베트남 등 동남아의 경우는 여름에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모 교수는 “바이러스 변이가 계속 일어날 경우, 연중 상시 발생할 수도 있고, 사람 감염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사태를 좀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방역체계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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