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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우리아이 밥상엔 ‘수입소 입장불가’

등록 2008-05-09 19:41

우리아이 밥상엔 ‘수입소 입장불가’
우리아이 밥상엔 ‘수입소 입장불가’
서울 영일초 ‘한우급식’…전교조, 전국학교에 촉구
한우 도축검사증명 조작 쉬워 급식안전 안심 못해
서울 영일초등학교에서는 학교 급식에 수입산 쇠고기를 한 점도 쓰지 않는다.

지난해 3월 처음 이 문제를 꺼냈을 때, 학교운영위원들 사이에선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동안 사용해 온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산 쇠고기 대신 한우나 국내산 육우를 쓰려면, 쇠고기 배식 횟수를 예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오랜 토론 끝에 내려진 결론은 ‘안전’이었다. 이 학교 학교운영위원인 조진경 교사는 “지난해 6월부터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된다는 소식에 불안해하던 부모들이 국내산 사용 방침에 다들 만족해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예산이었다. 영일초의 한 끼 식대는 1890원. 한우는 비싸기 때문에 주로 국거리용으로만 쓰고, 이따금 갈비나 불고기를 내놓을 때는 한우보다 값이 싼 육우를 썼다. 돼지고기(2등급 이상), 닭고기(1등급), 생선 등의 배식을 늘려 부족한 단백질을 채웠다. 우려했던 영양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조 교사는 “교육청에서 내려오는 일일 단백질 영양기준은 너무 높아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육식을 권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급식 안전문제 해결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나섰다. 전교조는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 학교장과 학운위에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학교 급식 재료로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인철 전교조 대변인은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 학교에서 값이 싸다는 이유로 급식에 미국 쇠고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당장 학생들이 먹는 학교 급식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최소한 학교 차원에서라도 이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회신 공문이 접수되는 대로 각 학교가 어떤 방침을 밝혔는지 공개할 예정이다. 전교조는 또 학부모를 대상으로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학교 급식 거부 학부모 선언’ 서명운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래도 위험은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한우나 육우에 반드시 따라 붙게 마련인 ‘축산물 등급판정 확인서’와 ‘도축검사 증명서’가 쉽게 조작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충북 청주에서는 학교 급식에 물건을 납품할 수 있는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 업체가 이 문서들을 조작해 수입산 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학교에 납품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서울 구로초등학교의 급식 모니터팀에서 활동하는 한 학부모는 “원산지 표시를 어기는 업체에서는 다시는 납품을 받지 않겠다는 학교 쪽 얘기를 듣고 안심이 됐지만, 원산지 추적이 어려운 돈가스, 햄 등의 반제품 상태 가공식품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배옥병 학교급식네트워트 대표는 “쇠고기 성분이 들어가는 화학조미료 등도 해결해야 할 숙제”라며 “아이들 밥상을 지키려면 안전한 식재료가 학교 급식에 쓰이도록 정부가 재정 지원을 확대하는 길밖엔 없다”고 말했다.

길윤형 김소연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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