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고시’ 강행, 야당 “국민과 싸우겠다는 최후통첩”

통합민주당 의원들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쇠고기 장관고시 강행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e-mail]

‘쇠고기 고시’ 강행 - 대책회의 반발·전망

관보게재 연기 일제히 촉구
민주노동당, 청와대앞 농성

정부·여당의 ‘쇠고기 고시’ 강행 방침에 대해 야권은 “국민과 싸우겠다는 최후통첩”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통합민주당은 25일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채택한 뒤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다. 민주노동당은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행진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히자 연좌농성을 벌였다.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홍희덕 두 의원은 이날 오후 시청앞 광장에서 청와대까지 고시 철회를 요구하는 3보1배에 나섰다.

야권은 고시 강행방침이 전해진 오전부터 일제히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관보 게재를 강행하는 것은 서명도 되지 않은 휴지조각을 들고 국민과 싸우겠다는 최후통첩이고 민심 역행”이라며 “민주당은 비상한 각오로 고시 강행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통합민주당 의원들이 2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장관고시 강행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진수 기자 [e-mail]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관보 게재는) 국민을 두 번 세 번 속이고 우롱하겠다는 처사다. ‘뼈저린 반성’은 관보게재 연기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며 고시 연기를 촉구했다. 민주노동당도 박승흡 대변인 논평에서 “고시 강행은 국민의 의사를 억누르기 위해 사실상의 계엄령을 발동한 것”이라며 “관보게재를 ‘초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조한국당과 진보신당도 관보 게재 연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한편, 이날 민주당 의총에서는 몇몇 의원들이 등원을 주장하고 나서 동료 의원들의 눈총을 샀다. 자유발언에 나선 정장선, 김성순 두 의원은 “밖에서 돌아다닌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국회에서 싸우고 원외투쟁을 병행해야 한다”, “등원해서 국회의장 뽑고 강력히 투쟁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우남 의원은 “100만 촛불의 지원이 있었는데도 우리는 행동이 부족하고 지도부의 고민이 부족해서 관철한 게 없다. 국회 등원은 명분이 없다. 본회의장 단식이든 뭐든 목숨을 건 투쟁으로 국민이 감동할 수 있는 진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자”며 강경투쟁론을 펴 박수를 받았다.

강희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