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집회 포스터 붙인다’ 붙잡아
몸싸움 핑계 공무방해 영장 최은광(45·서울 관악구 봉천9동)씨는 지난 4일 서울 시청앞 광장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배포한 전단지 10여장을 집으로 가져왔다. 대책회의가 ‘국민 승리의 날’로 정한 행사를 알리는 ‘7월5일 모입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홍보용 포스터였다. 최씨는 “동네 사람들한테 알려야겠다”며 5일 새벽 2시께 집 근처 골목을 돌아다니며 포스터를 붙이다 순찰 중이던 경찰과 맞닥뜨렸다. 경찰은 신분증 확인을 요구했고, 이를 최씨가 거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최씨는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데 경찰들이 다가와 미란다 원칙도 고지하지 않은 채 무조건 같이 가자고 했다”며 “무력으로 잡으려 하길래 뿌리치는 과정에서 경찰을 밀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순찰을 나간 봉천지구대 심아무개 경장은 “최씨한테 1차로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하자 지하주차장으로 도주해 자동차 뒤에 숨었다”며 “도주를 막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최씨가 내 가슴을 밀치고 턱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최씨를 공무집행 방해 현행범으로 연행해 최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사안이 경미해도 범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않으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지만, 구속영장은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6일 최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경화 기자 freewha@hani.co.kr
#2 산책중인 시민 방패로 막고
지휘관은 “손대면 찍어버려” 지난 7일 서울 종로 효자로 정부종합청사 창성동 별관 앞 골목에서 경찰과 일부 시민들이 밤새 대치하는 일이 빚어졌다. 이날 자정께 이곳을 지나가던 시민 5명을 경비 중인 경찰이 제지했다. 당시 경찰의 제지를 받은 30대 여성은 한 인터넷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근처에서 술을 마시려고 지나가는데 경찰이 다가와 ‘어디를 가느냐’고 물어 ‘산책을 간다’고 대답했다”며 “그러자 갑자기 ‘방패!’라고 소리쳤고 방패를 든 전경들 2명이 우리들 앞을 가로막아 섰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지휘관으로 보이는 이 경찰관은 ‘손 대면 방패로 찍어버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함께 있었던 50대 남성은 “아이를 안고 있던 엄마도 있었는데, 방패 운운하는 경찰 모습이 너무 황당했다”고 말했다. 길 가던 시민들과 인터넷을 통해 이 소식을 들은 누리꾼 등 30여명이 모여들었다. 시민들은 과잉 대응과 욕설을 한 해당 경찰관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전했다. 시민들은 이날 오전 5시께 자진해산했고, 그제서야 경찰은 골목 통제를 풀었다. 현장에 있었던 한 시민은 “시민들은 부당한 경찰의 욕설과 위협에 사과를 요구한 것뿐”이라며 “사과만 했더라도 그냥 갔을 텐데 경찰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3 시청 지하철 입구까지 봉쇄
따지는 시민에 “그게 법이다” 경찰이 지난 6~7일 서울 시청앞 광장을 원천봉쇄하면서 시민들의 통행까지 막아 퇴근길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경찰은 저녁이면 서울 시청앞 광장을 전경버스를 이용해 물샐틈없이 둘러싸고, 광장으로 통하는 골목에는 병력을 동원해 길을 막았다. 촛불 시위와 관계없이 시청을 찾은 시민들의 출입도 완전히 통제했다. 지난 7일 광장에 연결된 시청역 5번 출구와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으로 연결되는 국가인권위원회 쪽 지하 차도는 막힌 길을 되돌아 서는 시민들과 통제 사실을 모르고 밀려드는 시민들이 섞여 혼잡했다. 경찰은 6일 오후 5시께부터 광장 안에 있는 시민들이 밖으로 나가는 것만 허용하고, 광장 안으로 들어가거나 가로질러 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시청역으로 가는 시민들은 이전에는 횡단보도를 지나 광장을 가로지르면 됐지만, 경찰 봉쇄로 프레스센터 쪽이나 덕수궁 대한문으로 한참을 돌아가야 했다. 지난 7일 광장에서 만난 문아무개(41)씨는 “나는 광장을 가로질러 지하철을 타려는 것뿐인데 왜 국민의 자유로운 통행을 막냐”며 경찰에 거칠게 항의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시민들의 자유로운 통행을 막는 법적 근거가 뭐냐”는 등의 항의도 나왔다. 8일 오후 광장에서 만난 60대 시민은 “나이 먹은 사람이 이 시간에 광장으로 들어가 무슨 나쁜 짓을 하겠냐”며 “날도 더운데 경찰이 왜 이렇게 시민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여의도에서 촛불집회가 열린 8일 저녁에는 시청앞 광장 원천봉쇄를 풀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몸싸움 핑계 공무방해 영장 최은광(45·서울 관악구 봉천9동)씨는 지난 4일 서울 시청앞 광장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배포한 전단지 10여장을 집으로 가져왔다. 대책회의가 ‘국민 승리의 날’로 정한 행사를 알리는 ‘7월5일 모입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홍보용 포스터였다. 최씨는 “동네 사람들한테 알려야겠다”며 5일 새벽 2시께 집 근처 골목을 돌아다니며 포스터를 붙이다 순찰 중이던 경찰과 맞닥뜨렸다. 경찰은 신분증 확인을 요구했고, 이를 최씨가 거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최씨는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데 경찰들이 다가와 미란다 원칙도 고지하지 않은 채 무조건 같이 가자고 했다”며 “무력으로 잡으려 하길래 뿌리치는 과정에서 경찰을 밀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순찰을 나간 봉천지구대 심아무개 경장은 “최씨한테 1차로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하자 지하주차장으로 도주해 자동차 뒤에 숨었다”며 “도주를 막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최씨가 내 가슴을 밀치고 턱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최씨를 공무집행 방해 현행범으로 연행해 최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사안이 경미해도 범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않으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지만, 구속영장은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6일 최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경화 기자 freewha@hani.co.kr
지휘관은 “손대면 찍어버려” 지난 7일 서울 종로 효자로 정부종합청사 창성동 별관 앞 골목에서 경찰과 일부 시민들이 밤새 대치하는 일이 빚어졌다. 이날 자정께 이곳을 지나가던 시민 5명을 경비 중인 경찰이 제지했다. 당시 경찰의 제지를 받은 30대 여성은 한 인터넷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근처에서 술을 마시려고 지나가는데 경찰이 다가와 ‘어디를 가느냐’고 물어 ‘산책을 간다’고 대답했다”며 “그러자 갑자기 ‘방패!’라고 소리쳤고 방패를 든 전경들 2명이 우리들 앞을 가로막아 섰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지휘관으로 보이는 이 경찰관은 ‘손 대면 방패로 찍어버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함께 있었던 50대 남성은 “아이를 안고 있던 엄마도 있었는데, 방패 운운하는 경찰 모습이 너무 황당했다”고 말했다. 길 가던 시민들과 인터넷을 통해 이 소식을 들은 누리꾼 등 30여명이 모여들었다. 시민들은 과잉 대응과 욕설을 한 해당 경찰관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전했다. 시민들은 이날 오전 5시께 자진해산했고, 그제서야 경찰은 골목 통제를 풀었다. 현장에 있었던 한 시민은 “시민들은 부당한 경찰의 욕설과 위협에 사과를 요구한 것뿐”이라며 “사과만 했더라도 그냥 갔을 텐데 경찰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따지는 시민에 “그게 법이다” 경찰이 지난 6~7일 서울 시청앞 광장을 원천봉쇄하면서 시민들의 통행까지 막아 퇴근길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경찰은 저녁이면 서울 시청앞 광장을 전경버스를 이용해 물샐틈없이 둘러싸고, 광장으로 통하는 골목에는 병력을 동원해 길을 막았다. 촛불 시위와 관계없이 시청을 찾은 시민들의 출입도 완전히 통제했다. 지난 7일 광장에 연결된 시청역 5번 출구와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으로 연결되는 국가인권위원회 쪽 지하 차도는 막힌 길을 되돌아 서는 시민들과 통제 사실을 모르고 밀려드는 시민들이 섞여 혼잡했다. 경찰은 6일 오후 5시께부터 광장 안에 있는 시민들이 밖으로 나가는 것만 허용하고, 광장 안으로 들어가거나 가로질러 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시청역으로 가는 시민들은 이전에는 횡단보도를 지나 광장을 가로지르면 됐지만, 경찰 봉쇄로 프레스센터 쪽이나 덕수궁 대한문으로 한참을 돌아가야 했다. 지난 7일 광장에서 만난 문아무개(41)씨는 “나는 광장을 가로질러 지하철을 타려는 것뿐인데 왜 국민의 자유로운 통행을 막냐”며 경찰에 거칠게 항의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시민들의 자유로운 통행을 막는 법적 근거가 뭐냐”는 등의 항의도 나왔다. 8일 오후 광장에서 만난 60대 시민은 “나이 먹은 사람이 이 시간에 광장으로 들어가 무슨 나쁜 짓을 하겠냐”며 “날도 더운데 경찰이 왜 이렇게 시민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여의도에서 촛불집회가 열린 8일 저녁에는 시청앞 광장 원천봉쇄를 풀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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