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화재 복구공사 업체 선정과정에서 부당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문화부 감사결과 드러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앞으로 30일 오후 차량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문화부 “감사끝난 뒤 장관에게 일단 보고” 시인
사실로 확인된 비리도 “첩보 수준” 비상식적 해명
이사장 소유업체 26억대 ‘특혜납품’ 의혹도 묵살
사실로 확인된 비리도 “첩보 수준” 비상식적 해명
이사장 소유업체 26억대 ‘특혜납품’ 의혹도 묵살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가 올해 초 예술의전당 종합감사에서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도 뚜렷한 이유 없이 이를 덮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이런 과정을 모두 알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다.
문화부는 30일, 전날 <한겨레>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어 “현지 감사를 마친 뒤 감사요원별로 작성한 자료를 단순 종합해 장관께 일단 보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문화부가 지난 2월부터 한 달가량 종합감사를 실시한 뒤 4월께 작성한 ‘종합감사 결과 보고’ 문건이 유 장관에게 보고됐다는 것이다.
또 문화부 감사팀 관계자는 전날 “보통 장관한테 (감사 결과를 담은) ‘감사처분서’를 보고한 뒤 처분이 이뤄지는데 이번 예술의전당 감사도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문화부가 지난 6월에 작성한 ‘예술의전당 감사처분서’에는 두 달 전 감사보고서 내용이 상당 부분 누락돼 ‘은폐 의혹’을 낳는 상황에서, 결국 유 장관이 이 모든 과정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문화부는 이날 공식 해명을 통해 “미확인된 불확실한 사항”을 최종 감사처분서에서 뺐다고 해명했으나, 의혹은 되레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애초 감사에서 적발됐음에도 나중에 빠진 사항들은 대부분 관계자 진술이 명확하거나, 관련 서류를 확인한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문화부는 해명자료에서 ‘신홍순 사장과 박아무개 사무처장’과 관련해, “경영진의 업무능력을 검증하는 것은 감사 취지에 맞지 않아 추가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월 종합감사에서 문화부는 신 사장이 △객석 기부금 모금액 10억원 유치 외에 뚜렷한 경영 성과가 없고 △일일 자동차 주행거리가 평균 150㎞ 이상으로 곤지암 골프장 출입과 인천 송도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문화부는 이날 “감사 과정에서 수집된 첩보 수준의 의견”이라고 해명했으나, 이들 적발 사항은 운전기사 등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었다.
박 사무처장의 경우, 문화부는 감사 과정에서 그가 오페라하우스 화재 당시 책임 국장이었으며. 예술의전당 관리와 관련해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했음도 확인했다. 특히 그가 이사회에 “직원 출신 사무처장 임용제도가 문화부의 뜻”이라고 허위보고한 사실을 확인해, 해임을 권고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감사처분 과정에서 통째로 누락됐다.
또 문화부는 임의단체인 ‘예술의전당 후원회’와 관련해, 김아무개 전 사장이 전화통화만으로 2000만원을 ㅇ학교 학생에게 예술영재지원비로 지급하는 등 “상식을 벗어난 경비 집행이 빈번해 관련자 징계와 함께 별도 법인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적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공식 해명에선 “후원회는 임의단체라 감사처분이 불가하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이밖에 문화부는 이아무개 예술의전당 이사장과 관련해, 예술의전당 시설공사에 이 이사장의 회사인 ㅎ유리 제품을 26억원어치 사용했다는 정황까지 밝혀냈다. 하지만 문화부는 이것도 모두 “첩보 사항”이라 특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한겨레>는 이번 감사가 낳은 여러 의혹에 대해 유 장관의 공식 해명을 요청했으나, 문화부 감사실은 이날 늦게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문화부 감사 결과에 대해선, 신 사장은 “사외이사 활동은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지원할 당시 이력서에 이미 써낸 사실이었고, 골프장도 특정 모임에 인사하러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사무처장에 내부 직원을 임용하는 제도를 신설하면서 이사회에 보고하기 전 문화부와 이미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한편, <한겨레>는 이번 감사가 낳은 여러 의혹에 대해 유 장관의 공식 해명을 요청했으나, 문화부 감사실은 이날 늦게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문화부 감사 결과에 대해선, 신 사장은 “사외이사 활동은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지원할 당시 이력서에 이미 써낸 사실이었고, 골프장도 특정 모임에 인사하러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사무처장에 내부 직원을 임용하는 제도를 신설하면서 이사회에 보고하기 전 문화부와 이미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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