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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십자가 사건’ 장기화할듯

등록 2011-05-05 21:58

지난 1일 경북 문경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된 김아무개(58·택시기사)씨 사건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경북 문경경찰서는 자살 쪽에 무게를 두고 김씨가 숨지기 전 행적을 조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그러나 자살로 결론짓기엔 수법이 엽기적이어서 자살을 도와준 이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숨진 김씨가 지난달 중순 경남 김해의 한 제재소에서 목재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십자가 제작법이나 실행계획 등을 적은 A4용지 3장도 김씨 딸로부터 김씨 필체가 맞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씨가 평소 자신을 예수와 동일시하며 개신교에 깊이 빠져 있었다는 택시기사 동료나 지인의 진술도 들었다. 2년 전쯤 찾아온 김씨와 만났다는 전직 목사 주아무개씨는 “김씨는 당시 얘기를 나누던 중 ‘신체는 달라도 삶이 그리스도의 정신이라면 내가 예수가 아닌가’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십자가를 만드는 데 쓴 톱이나 드릴, 칼 등 공구가 현장에 남아 있었던 점, 김씨가 4월 초 혼자 살던 집을 정리했고,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숨진 지 3일 만에 부활한 것을 기념한 부활절과 비슷한 시기라는 점도 자살 쪽에 무게를 더하는 정황이다. 경찰은 김씨의 최근 행적에 초점을 맞춰 통화 내역이나 금융거래 내역, 도구 구입처 등을 조사하고 있고 도구 등에 남은 지문 분석과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김씨가 혼자서 두 발에 못을 박고 손에 구멍을 내고 흉기로 배를 찌르고 목을 맸다는 점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혼자서 고통을 참고 실행에 옮겼는지에 의문이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한쪽 손에 구멍을 내고 그 손으로 나머지 손에 구멍을 내는 일은 상식적으로도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경찰은 “김씨가 손이나 발에 스스로 못을 박았지만, 뼈가 상하지 않아 견디기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문경경찰서 수사과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 결과가 나오는 오는 9~10일쯤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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