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종 날 합치기 후폭풍
상하계층 소득격차 극심
농촌 11.7배, 도시 6.02배
상하계층 소득격차 극심
농촌 11.7배, 도시 6.02배
농가 가운데 소득 상위 20%인 농가와 소득 하위 20%인 농가의 소득 격차가 지난해 11.7배까지 벌어져, 농촌의 양극화 정도가 도시의 두배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다발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이 농촌 양극화와 중소 가족농 해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농림수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소득 상위 20% 농가의 평균 소득은 7731만8000원으로 하위 20% 농가 660만1000원의 11.7배나 됐다. 이는 지난해 도시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값) 6.02의 두배 가까운 것으로, 농가의 양극화가 도시가구보다 훨씬 더 심각함을 보여준다. 농가의 소득 5분위 배율은 2007년 11.4배까지 높아진 뒤 2008·2009년 9.5배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더 크게 벌어졌다. 2008·2009년 5분위 배율이 낮아진 것은 벼농사 흉작에 따른 대농의 소득 감소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이 이날 펴낸 ‘농가경제의 실태로 보는 농업·농촌의 위기’라는 보고서를 보면, 농가의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빈곤선 아래의 농가가 급속히 늘고 있다. 전체 농가의 연평균 명목소득은 1995년 2180만3000원에서 지난해 3212만1000원으로 47.3% 불어났지만, 연평균 물가상승률 3.52%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15년 사이 오히려 18.8% 감소했다. 전체 농가 중 최저생계비(4인 가족 기준)를 밑도는 빈곤농가 비율은 2005년 14.9%에서 2009년 19.6%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농가소득 중에서도 농업소득의 감소가 두드러져, 지난해의 실질 농업소득은 1995년의 70%에 머물렀다. 통계청의 농림어업총조사에서도 농축산물 판매금액이 1000만원을 밑도는 농가가 지난해에 무려 79만8748가구로, 전체의 67.85%에 이르렀다. 반면 농가부채는 지난해 2721만원으로 1995년의 916만3000원보다 197%나 늘어났다.
녀름은 “농촌 양극화의 심화는 농업의 근간을 이루는 중소 가족농의 하향 분해에 다름 아니다”라며 “수입 개방의 전면화와 소수 전업농·기업농의 선택적 육성에 집중한 ‘신자유주의 개방 농정’이 실패했음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는 중소 가족농이 농업소득으로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초식량의 국가수매제를 시행하고 농촌의 복지·공공서비스를 과감하게 확충할 것을 제안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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