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들이 오는 2월부터 총선을 대비해 의제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연대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를 비롯해 탈핵·등록금·언론·주거권·유권자 운동 단체 관계자 20여명은 지난 11일 간담회를 열고 총선 연대활동을 논의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12일 “2000년 총선시민연대처럼 단일한 형태의 대규모 연대기구는 꾸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는 각 의제별로 단체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해 활동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과거처럼 대규모 연대체를 꾸려 낙천·낙선운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제별로는 각자 낙천ㆍ낙선운동을 전개할 가능성은 있다.
대신 이들 시민사회단체들은 총선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활동을 활발히 벌여 시민들의 공감을 모아낼 계획이다. 또 출마자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공개하고,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소속 단체들이 요구하는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서명을 받는 활동 등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단체들도 총선을 겨냥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참여연대 등 52개 시민단체와 누리꾼 모임인 유권자자유네트워크(유자넷)는 12일 ‘선거법 개정 유권자 로비단’ 발족식을 열었다. 유자넷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가 인터넷과 에스엔에스를 단속하는 근거 규정인 공직선거법 93조1항에 대해 한정위헌을 선고했으나 선관위와 검찰은 사전선거운동 처벌(제 254조)을 통해 온라인 공간을 규제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국회 정치개혁특위 소속 위원들을 상대로 인터넷·에스엔에스 선거운동을 상시 허용하도록 선거법 개정 촉구 활동 등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비단에는 프로레슬러 김남훈, 개그맨 노정렬, 공연연출가 탁현민 등 33인이 참여한다. 앞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본도 비준안 강행처리에 책임이 있는 여·야 인사를 선별해 총선 불출마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국본은 공천반대 정치인 명단을 선정해 여야 정당의 공천일정 전에 발표할 계획이다.
박현정 정환봉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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