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국가정보원 협력자 김아무개(61)씨가 자살을 시도했던 서울 영등포 ㄹ호텔 방 내부 모습. 중국 국적의 탈북자로 알려진 김씨는 5일 새벽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이곳에서 흉기로 목을 자해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자살시도’ 국정원 협력자 의문의 행적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국가정보원 협력자 김아무개(61)씨가 자살 시도를 하기까지 행적에는 적지 않은 의문이 남는다.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자살 시도까지 5시간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왜 검사에게 보냈는지 등은 아직 설명되지 않고 있다.
6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김씨는 5일 오후 6시께 자신이 머물던 서울 영등포구 ㄹ호텔에서 자살을 시도한 뒤 피를 흘린 채 발견됐다. 김씨는 4일 오전 11시부터 이날 새벽 5시께까지 18시간가량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오후 5시까지 머물겠다며 이 호텔에 투숙했다.
그는 이날 낮 12시51분께 자신을 조사했던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 검사에게 “이제 다시 볼 기회가 없을 것 같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 검사님 어제 인사 못하고 와서 메시지 보냅니다. (중략) 이제 다시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메시지 보냅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는 내용이었다.
김씨가 검찰 조사 직후 자살 시도를 했다는 점에 비춰, 증거조작과 관련한 무엇인가를 감추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에서 증거조작과 관련한 진실을 모두 털어놨다면, 국정원의 보복을 두려워했을 수도 있다. 문자메시지를 미리 보낸 것은 자살 의도가 강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18시간 조사 받은뒤 새벽 5시 호텔행
오전 11시 술냄새 풍기며 목격돼
오후12시께 “더 볼 기회 없을듯” 문자
그 이후의 행적은 미궁에
오후 5시 피흘린채 직원에 발견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경찰에 발견되기까지 5시간여 동안 김씨의 행적도 미궁에 빠져 있다. 검찰은 문자메시지를 받자마자 경찰에 연락해 긴급 위치추적을 벌였지만 김씨를 찾지 못했다. 이후 이날 오후 5시께 퇴실시간임에도 인기척이 없자 호텔에서 경찰에 신고해 김씨가 발견됐다. ㄹ호텔 관계자는 “호텔 직원이 퇴실시간인 오후 5시가 지나 방으로 전화를 하고 문을 두드렸으나 응답이 없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낼 즈음 술에 취해 있었다는 증언은 있다. ㄹ호텔 관계자는 “오전 11시께 호텔 로비에서 술에 취한 듯 냄새를 풍기며 의자에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술을 마시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5시간 사이에 유서와 ‘국정원’ 혈서를 쓴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의 살해 기도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호텔 관계자는 “김씨의 방에 다른 사람은 드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김씨는 침대 위에 속옷 차림으로 쓰러진 채 흉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오른쪽 목 부위 상처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경찰은 오후 6시19분 119에 신고했다. 다만 김씨는 위독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호텔 관계자는 “김씨는 실려가면서 구급대원의 질문에 대답할 정도로 의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5일 오후 6시50분께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다음날 새벽 2시께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6일 낮 중환자실과 수술실 앞은 경찰 또는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 5명이 지키고 있었다. 김씨는 이날 오후 2시40분께 수술을 받은 뒤 다시 중환자실로 돌아왔다. 김씨를 수술한 박영학 교수(이비인후과)는 “자살 도구가 큰 혈관들을 피해가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 박유리 이재욱 기자 nopimuli@hani.co.kr
오전 11시 술냄새 풍기며 목격돼
오후12시께 “더 볼 기회 없을듯” 문자
그 이후의 행적은 미궁에
오후 5시 피흘린채 직원에 발견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경찰에 발견되기까지 5시간여 동안 김씨의 행적도 미궁에 빠져 있다. 검찰은 문자메시지를 받자마자 경찰에 연락해 긴급 위치추적을 벌였지만 김씨를 찾지 못했다. 이후 이날 오후 5시께 퇴실시간임에도 인기척이 없자 호텔에서 경찰에 신고해 김씨가 발견됐다. ㄹ호텔 관계자는 “호텔 직원이 퇴실시간인 오후 5시가 지나 방으로 전화를 하고 문을 두드렸으나 응답이 없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낼 즈음 술에 취해 있었다는 증언은 있다. ㄹ호텔 관계자는 “오전 11시께 호텔 로비에서 술에 취한 듯 냄새를 풍기며 의자에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술을 마시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5시간 사이에 유서와 ‘국정원’ 혈서를 쓴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의 살해 기도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호텔 관계자는 “김씨의 방에 다른 사람은 드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김씨는 침대 위에 속옷 차림으로 쓰러진 채 흉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오른쪽 목 부위 상처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경찰은 오후 6시19분 119에 신고했다. 다만 김씨는 위독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호텔 관계자는 “김씨는 실려가면서 구급대원의 질문에 대답할 정도로 의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5일 오후 6시50분께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다음날 새벽 2시께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6일 낮 중환자실과 수술실 앞은 경찰 또는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 5명이 지키고 있었다. 김씨는 이날 오후 2시40분께 수술을 받은 뒤 다시 중환자실로 돌아왔다. 김씨를 수술한 박영학 교수(이비인후과)는 “자살 도구가 큰 혈관들을 피해가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 박유리 이재욱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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