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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이라는 사람들 찾아와 중국국경 출입업무 물어”

등록 2014-03-07 19:59수정 2014-03-09 10:38

‘거짓 자술서’ 당사자 임씨 인터뷰
“은사 김씨가 도와달라며 같이와
중국 변방 검사참 근무할 적
입출경 도장 찍는 일 물어봐
지장은 찍었지만 내용은 못봐
증인채택 된 것도 전혀 몰랐다”

7일 <한겨레>와 만난 중국동포 임아무개(49)씨는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이 뭔지도 모르고 있었다. 자신이 쓰지도 않은 자술서가 유우성(34)씨를 간첩으로 만드는 데 활용됐다는 사실에 그는 놀라면서도 분개했다. 임씨의 중국 소학교 선생님인 김아무개(61)씨가 국가정보원 협력자로 자신의 자술서를 조작했고 자살 시도까지 했다는 것을 알게 된 그의 표정은 한순간 어두워졌다.

-5일 자살을 시도한 김씨와는 어떤 사이인가?

=선생님이다. 중국 길림성 휘남에 있는 소학교 3학년 때인가 4학년 때 반 주임선생님(담임선생님)이었다. 나중에 소학교 교장선생님까지 지내셨다. 8년 전쯤 한국 비자를 받으려고 중국 청도에 시험을 보러 갔다가 휘남에서 청도로 이사간 선생님이 생각나 오랜만에 인사드리러 방문했다. 그 뒤로 연락이 없다가 지난해 12월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다. 어떻게 내 연락처를 알았는지 놀랐다.

-김씨는 왜 연락했나?

=선생님이 “검찰에 친구가 있는데 좀 도와달라. 네가 변방에 있었잖아. 검사참(세관) 다녀왔잖아. 거기서 근무했으니 네가 잘 알지 않느냐. 그래서 물어볼 게 있다”면서 찾아왔다. 선생님과 처음 본 사람 3명 등 모두 4명이 왔다. 이름도 안 가르쳐주고 명함도 안줬지만, 선생님이 검찰이라고 이야기해서 검찰 사람으로 알고 있다.

-무슨 이야기를 했나?

=내가 그냥 검사참에서 생활할 당시, 입경할 때 도장 찍어주고 출경할 때도 도장 찍어주는 일에 대해 말했다. (유우성씨 변호인단이 제출한 출입경기록) 증거가 위조된 건지 아닌지 등은 묻지 않았다.

-자술서는 직접 썼나?

=선생님이 쓴 거다. 찍은 지장은 내 지장이고, 복사한 신분증도 내가 빌려줬다. 진술서의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선생님이 부탁한 일이기에 지장을 찍었다. 외국인등록증도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하고 그냥 빌려준 것이다. 내가 말한 게 법원에서 자술서가 되려면 나한테 허락을 받든지 해야 할 거 아니냐. 그럴 줄 알았으면 내가 도장 안 찍었다.

-검사참에선 언제 일했나?

=1998년부터 2004년 정도까지 일한 것으로 기억한다. 국경을 출입하는 사람들을 검사하는 검사원을 했다. 그 전에는 대부분 압록강 주변 등 변방의 파출소에서 일하고 파출소장까지 지냈다. 18살 때부터 20년 넘게 변방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고위 공무원이 돼보려고 검사참에서 일하게 됐다.

-지난달 28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5차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왜 안 나왔나?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 재판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날은 다른 날과 똑같이 직장에 출근해 일했다. 1월 중국에 갔을 때 검찰에서 전화온 적은 있었다. 증인으로 와 달라고 했다. 싫다고 했다. 어머니가 입원해서 한국에도 못 들어간다고 했더니 그냥 알았다고 끊었다. 그 뒤 어머니가 퇴원해서 한국에 금방 들어왔고 검찰에서 연락온 적은 한 번도 없다.

-한국에는 언제 무슨 일로 들어왔나?

=2005년 퇴직하고 젊어서 놀고 있으면 뭐하나 싶어 한국에 왔다. 친척들이 한국에 나가 돈 버는 것을 보고 나도 돈 좀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0년 11월 비자를 받고 2011년 2월 한국에 들어왔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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