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MB정부서 각종 특혜…검찰 칼끝, 정관계 로비 겨눌까

등록 2016-06-10 19:03수정 2016-06-10 22:23

롯데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 중인 10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신 회장의 집무실이 커튼으로 가려져 있다. 연합뉴스
롯데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 중인 10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신 회장의 집무실이 커튼으로 가려져 있다. 연합뉴스
검찰, 롯데 비자금 수사

신동빈 회장 지배구조 재편 과정
수백억 비자금 조성 포착
검찰, 호텔 등 한밤까지 압수수색
트럭 4~5대 분량 자료 확보 

롯데, MB정부서 재계5위로 성장
당시 실세까지 수사확대 가능성
검찰이 재계 5위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그 사용처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 각종 특혜를 받으며 몸집을 불린 바 있어, 이번 수사로 당시 정·관계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수사는 검찰 최정예인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가 맡았다. 압수수색에 나선 검사와 수사관만 200여명에 이른다. 이틀 전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의 대우조선해양 압수수색 인원보다 50여명 많다. 수사 대상도 롯데그룹 핵심 기업과 인물들이 거의 포함됐다. 사실상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와 또다른 축인 롯데쇼핑, 그룹 컨트롤타워 구실을 하는 정책본부가 압수수색을 당했다. 경영권 다툼의 중심에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본사 내 거처 및 34층 집무실과 신동빈 그룹 회장의 집무실 및 서울 평창동 자택 등도 대상이 됐다. 검찰은 이날 모두 트럭 4~5대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특히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과 영등포구 롯데홈쇼핑에 대한 압수수색은 밤늦게까지 진행됐다.

검찰은 오랫동안 롯데그룹에 대한 내사를 진행해왔다. 그만큼 상당한 범죄 단서를 파악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재편을 추진한 신동빈 회장이 계열사 지분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롯데 계열사끼리 자산거래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매출 기록을 누락하는 수법, 하청업체와 거래를 하면서 단가를 부풀려 되돌려받는 방식 등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2014년 롯데쇼핑 신헌 당시 대표의 비리를 수사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가 롯데쇼핑에서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등으로 용처가 불분명한 거액의 자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했다.

검찰은 일차적으로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는 신 회장 등 롯데그룹 오너 및 경영진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수사 진행 과정에서 비자금 사용처에 따라 정·관계 및 군 인사로까지 수사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

롯데는 효성과 함께 이명박 정부 시절 특혜를 입은 대표적인 ‘친엠비(MB) 기업’으로 꼽힌다. 롯데는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 동창인 장경작 전 사장을 2005년 2월 영입해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호텔롯데 총괄사장에 임명하기도 했다.

롯데에 대한 특혜로 가장 손꼽히는 것은 제2롯데월드 인허가다. 롯데는 1998년부터 제2롯데월드 건축을 추진해왔지만 서울공항(성남시)의 비행 안전에 우려가 된다는 공군 쪽 반대에 가로막혔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제2롯데월드 신축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을 지시했고, 이상희 당시 국방부 장관이 반대했지만,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를 3도 트는 조건으로 신축 허가가 났다. 당시에도 여야 양쪽으로부터 특혜라는 비난을 받았고, 다음 정부가 들어서면 반드시 수사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롯데건설의 제2경인 연결 민자고속도로 건설 사업도 제2롯데월드와 비슷한 특혜 의혹이 일었다. 롯데건설은 서울공항 비행 안전을 위한 고도제한을 초과해 도로를 설계했는데도 정부는 조건부 승인을 내줬고, 2년 넘게 승인 취소를 요구해온 국방부와 공군이 돌연 태도를 바꾼 덕분에 2012년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2008년에는 롯데칠성이 물류창고로 써온 서울 서초동 1만평 규모 터의 용도가 상업용으로 변경되면서 땅값이 10배 이상 올랐고, 서울시가 용도 변경을 결정하기 직전 롯데가 주변 토지를 사들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지지부진했던 인천 계양구 골프장 건설 허가가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것도 2008년이었다.

롯데그룹이 잇따른 대형 인수합병으로 재계 5위로 몸집을 키운 것도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다. 롯데는 2007년 12월 대한화재 인수를 시작으로 2009년 두산주류, 2010년 지에스(GS)백화점·마트, 2012년 하이마트 인수를 성사시켰다. 롯데는 지난해 케이티(KT)렌탈, 삼성에스디아이(SDI) 화학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인수하는 등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대형 인수합병을 이어가고 있다.

최현준 유신재 기자 hao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 훈장 거부’ 교수 “대통령 뽑았는데 1+1로 이상한 사은품…둘 다 불량” 1.

‘윤 훈장 거부’ 교수 “대통령 뽑았는데 1+1로 이상한 사은품…둘 다 불량”

전세사기 1300건 터진 서울 관악구…“다음 세입자 없는데 제 보증금은요” 2.

전세사기 1300건 터진 서울 관악구…“다음 세입자 없는데 제 보증금은요”

서울대, ‘윤석열 퇴진’ 대자보…“불공정과 비상식의 대명사” 3.

서울대, ‘윤석열 퇴진’ 대자보…“불공정과 비상식의 대명사”

‘유령’에서 이제야 자격 얻었는데…산재로 꺾인 ‘이주민 청년’의 꿈 4.

‘유령’에서 이제야 자격 얻었는데…산재로 꺾인 ‘이주민 청년’의 꿈

아이돌이 올린 ‘빼빼로 콘돔’…제조사는 왜 “죗값을 받겠다” 했을까 5.

아이돌이 올린 ‘빼빼로 콘돔’…제조사는 왜 “죗값을 받겠다” 했을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