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롯데그룹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한 뒤 사흘째인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제2롯데몰과 롯데백화점 위로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검찰 수사 칼끝 어디로
호텔롯데 사장 재직 당시 제2롯데월드 건축 승인을 이끌어낸 장경작(73)씨가 이명박(MB) 정부와 롯데그룹의 ‘밀월관계’를 풀 핵심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장씨는 퇴임 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만든 청계재단의 감사로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제2롯데월드 건축 승인 등 엠비 정부 때의 각종 특혜성 조처에 대한 검찰 수사의 핵심 고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씨는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로,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던 2005년 호텔롯데에 합류해 ‘친구 게이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롯데와 엠비의 밀월관계를 만들었다.
2014∼2015년 재단 감사 재직
올해 활동 여부는 확인 안돼
작년엔 ‘MB집사’ 김백준도 합류 장 전 사장, MB와 대학 동기
서울시장때 롯데 합류 승승장구
제2롯데월드·면세점 인수 등
MB정부 특혜성 사업 잇따라 따내
당시 ‘친구 게이트’ 말까지 나와 12일 국세청 누리집의 ‘공익법인 공시’ 내용을 보면, 장씨는 2014년 1월1일 청계재단 감사로 합류해 현재 감사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엠비 집사’로 알려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감사로 합류해 현재 재직중이다. 청계재단은 이 전 대통령이 2009년 사재 330억원을 내어 만든 장학재단이다. 장씨는 그동안 “(이 대통령과) 대학 동창이라는 사실 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해왔다. <한겨레>는 장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장씨에게 수차례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청계재단 임원진은 이사 9명과 감사 2명으로, 모두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와 또다른 고대 경영학과 동기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에 임명됐다가 조기 낙마한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 등이 이사로 포진해 있고, 이 전 대통령의 고교 동창인 김창대 세일이엔씨 대표가 감사로 재직했었다. 장씨는 2005년 호텔롯데 대표로 선임돼 2010년까지 호텔롯데를 이끌었다. 장씨가 롯데에 들어온 뒤 롯데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를 비롯해 면세점 인수, 맥주사업 허가 등 각종 특혜성 조처들이 잇따랐다. 장씨가 조선호텔 대표에서 호텔롯데 대표로 선임되기 사흘 전인 2005년 2월1일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 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제2롯데월드 건설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준비된 땅이 있고 자기 자본으로 하겠다는데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뭐 있겠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롯데는 2007년 말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이듬해 2월 장씨를 호텔롯데 대표에서 호텔부문 총괄사장으로 승격시켰다. 호텔은 물론 면세점과 롯데월드까지 총괄하도록 한 것이다. 장씨는 특히 제2롯데월드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과 별도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1층의 스위트룸을 사무실로 사용했다. 당시 ‘비비케이(BBK) 사건’ 특검 수사팀이 2008년 2월 중순 이명박 당선자를 조사하기 위해 찾아간 곳도 롯데호텔 31층이었다. 1994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시로 시작된 제2롯데월드는 군과 정부의 일관된 반대로 추진되지 못하다가,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 급물살을 타고 취임 1년여 만에 사실상 승인됐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이를 ‘친구 게이트’로 명명하며 “친구와 재벌을 위해 국가안보와 국민을 팽개쳤다”고 비판했다. 롯데는 이외에도 엠비 정권 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면세점 인수·합병을 승인받고(2010년), 국세청으로부터 맥주 제조 허가(2012년) 등을 받아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현재 롯데에 대한 검찰 수사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 등 그룹 오너 일가, 계열사 핵심 임원의 배임·횡령 혐의 등에 대한 수사와 롯데홈쇼핑의 케이블방송 재승인 과정에서 제기된 로비 의혹 수사다. 검찰은 롯데가 계열사 부당지원과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수천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홈쇼핑 채널 재승인 과정에서 미래창조과학부의 대외비 문건이 롯데홈쇼핑에 유출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더불어 롯데홈쇼핑 등에 대해 13시간 가까운 고강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올해 활동 여부는 확인 안돼
작년엔 ‘MB집사’ 김백준도 합류 장 전 사장, MB와 대학 동기
서울시장때 롯데 합류 승승장구
제2롯데월드·면세점 인수 등
MB정부 특혜성 사업 잇따라 따내
당시 ‘친구 게이트’ 말까지 나와 12일 국세청 누리집의 ‘공익법인 공시’ 내용을 보면, 장씨는 2014년 1월1일 청계재단 감사로 합류해 현재 감사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엠비 집사’로 알려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감사로 합류해 현재 재직중이다. 청계재단은 이 전 대통령이 2009년 사재 330억원을 내어 만든 장학재단이다. 장씨는 그동안 “(이 대통령과) 대학 동창이라는 사실 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해왔다. <한겨레>는 장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장씨에게 수차례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청계재단 임원진은 이사 9명과 감사 2명으로, 모두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와 또다른 고대 경영학과 동기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에 임명됐다가 조기 낙마한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 등이 이사로 포진해 있고, 이 전 대통령의 고교 동창인 김창대 세일이엔씨 대표가 감사로 재직했었다. 장씨는 2005년 호텔롯데 대표로 선임돼 2010년까지 호텔롯데를 이끌었다. 장씨가 롯데에 들어온 뒤 롯데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를 비롯해 면세점 인수, 맥주사업 허가 등 각종 특혜성 조처들이 잇따랐다. 장씨가 조선호텔 대표에서 호텔롯데 대표로 선임되기 사흘 전인 2005년 2월1일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 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제2롯데월드 건설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준비된 땅이 있고 자기 자본으로 하겠다는데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뭐 있겠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롯데는 2007년 말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이듬해 2월 장씨를 호텔롯데 대표에서 호텔부문 총괄사장으로 승격시켰다. 호텔은 물론 면세점과 롯데월드까지 총괄하도록 한 것이다. 장씨는 특히 제2롯데월드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과 별도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1층의 스위트룸을 사무실로 사용했다. 당시 ‘비비케이(BBK) 사건’ 특검 수사팀이 2008년 2월 중순 이명박 당선자를 조사하기 위해 찾아간 곳도 롯데호텔 31층이었다. 1994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시로 시작된 제2롯데월드는 군과 정부의 일관된 반대로 추진되지 못하다가,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 급물살을 타고 취임 1년여 만에 사실상 승인됐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이를 ‘친구 게이트’로 명명하며 “친구와 재벌을 위해 국가안보와 국민을 팽개쳤다”고 비판했다. 롯데는 이외에도 엠비 정권 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면세점 인수·합병을 승인받고(2010년), 국세청으로부터 맥주 제조 허가(2012년) 등을 받아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현재 롯데에 대한 검찰 수사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 등 그룹 오너 일가, 계열사 핵심 임원의 배임·횡령 혐의 등에 대한 수사와 롯데홈쇼핑의 케이블방송 재승인 과정에서 제기된 로비 의혹 수사다. 검찰은 롯데가 계열사 부당지원과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수천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홈쇼핑 채널 재승인 과정에서 미래창조과학부의 대외비 문건이 롯데홈쇼핑에 유출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더불어 롯데홈쇼핑 등에 대해 13시간 가까운 고강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