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6곳 이어 2차 10곳
시행사인 롯데물산은 미뤄 여운
제주·부여리조트 등도 끼여 있어
호텔롯데 합병 관련도 눈길
시행사인 롯데물산은 미뤄 여운
제주·부여리조트 등도 끼여 있어
호텔롯데 합병 관련도 눈길
롯데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 롯데 계열사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1차 압수물 분석 결과 유의미한 내용이 발견돼 이를 확인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첫 압수수색은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등 계열사 6곳이 대상이었다. 이번에는 롯데케미칼·롯데건설·롯데알미늄 등 10곳으로, 롯데물산을 뺀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수사 대상이 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기업들에 대해 “두가지 죄명으로 네가지 유형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횡령과 배임을 큰 줄기로 보고, 비자금 조성 및 내부 거래, 해외투자, 부동산 거래 등 4가지 혐의를 세부적으로 들여다 본다는 의미다. 검찰은 이들 혐의에 신격호·신동빈 등 그룹 오너 일가의 지시가 있었는지, 이들을 위한 비자금이 얼마나 형성됐고 어떻게 쓰였는지를 주된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번 추가 압수수색에서 눈에 띄는 것은 롯데케미칼(옛 호남석유화학)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은 1990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첫 한국 롯데 생활을 시작한 곳으로, 상무로 시작해 현재도 대표를 맡고 있다. 식음료·소매 중심이던 롯데그룹이 ‘유통·식품-석유화학’의 양대 축으로 성장하는 기둥이 되는 회사이기도 하다. 현재 매출액은 11조원이 넘는다.
검찰은 인수·합병으로 규모를 키워온 롯데케미칼이 인수·합병이나 원료 거래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대규모 인수·합병 때는 컨설팅 비용이나 합병 대상 기업의 딸린 회사를 매입하는 과정 등에서 비정상적 거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롯데케미칼은 2003년 현대석유화학을 시작으로 2009년 파키스탄 PTA, 2010년 말레이시아 타이탄 등을 인수했고, 올해도 미국 화학회사 액시올을 2조원가량을 들여 매입할 계획이었다.
압수수색 대상에 롯데건설이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통상 건설사는 그룹 비자금 창구 기능을 하는 경우가 많다. 롯데건설은 그동안 롯데 그룹 관련 사업을 상당부분 수주해 왔다. 회삿돈을 빼돌리기 쉬운 ‘내부 거래’였다. 보다 주목되는 것은 롯데건설이 이명박 정부 때 특혜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제2롯데월드의 시공사라는 점이다. 검찰은 일단 “롯데건설 압수수색은 제2롯데월드 특혜 의혹과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고, 제2롯데월드 시행사인 롯데물산을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롯데건설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엠비 정부 때의 인허가 과정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이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해 2011년 롯데로부터 13억원을 받은 혐의로 전 공군 중장 천아무개씨를 조사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추가 압수수색이 호텔롯데의 2013년 리조트 합병과 관련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검찰은 호텔롯데가 2013년 제주리조트와 부여리조트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회사가치 평가 등을 제대로 했는지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 가치를 부풀리거나 거래 가격을 과대 계상하는 등의 수법으로 총수 일가의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디스팩트 시즌3#7_롯데 비자금 수사, MB 정권 인사들 떨고 있다]
[디스팩트 시즌3#7_롯데 비자금 수사, MB 정권 인사들 떨고 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