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천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 수사와 관련해 20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던 신 회장의 얼굴에 한 시민이 던진 종이 뭉치가 날아들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총수로 처음…5대 그룹 총수로는 4번째
혐의 인정 질문엔 “검찰에서 자세히 말하겠다”
검찰, 신 회장 조사 뒤 구속영장 청구할지 고심
혐의 인정 질문엔 “검찰에서 자세히 말하겠다”
검찰, 신 회장 조사 뒤 구속영장 청구할지 고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했다. 2000억원대 배임·횡령 등 혐의다.
1967년 롯데그룹 설립 이후 총수가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5대 그룹 기준으로는 삼성(이건희), 현대기아차(정몽구), 에스케이(최태원)에 이어 네 번째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로비 앞에 서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횡령·배임 혐의를 인정하느냐’, ‘롯데건설 300억원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느냐’, ‘총수일가의 탈세나 횡령 등에 개입한 사실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만 말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롯데 수사팀은 이날 신 회장을 상대로 롯데그룹 계열사에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고, 계열사 부당지원을 통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정부를 상대로 한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소송 사기 의혹과 롯데홈쇼핑 채널 재승인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신 회장의 관여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신 회장 조사 이후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고심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경영권 향배 등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지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롯데홈쇼핑 채널 재승인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을 19일 비공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달 안에 롯데그룹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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