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하루 앞둔 지난 6일 서울 청와대앞길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찾은 7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등 2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노(NO)트럼프공동행동’(공동행동)은 7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 위협, 무기 강매, 통상 압력을 벌이는 트럼프는 미국으로 돌아가라”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트럼프는 대북 적대 정책과 대규모 전쟁 연습을 멈춰야 한다. 대북 평화 협상을 시작하고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악 시도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공동행동은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연 뒤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했다. 참여연대, 주권자전국회의 등 시민단체도 이날 오후 늦게 광화문광장에서 ‘노 워(NO WAR!) 평화염원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갑호비상령’을 내리고 195중대(1만5600여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갑호비상령은 비상령 중 가장 높은 단계의 경계태세로 경찰 전원이 비상근무를 하는 단계다. 교통 통제도 이어졌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용산 미군기지에서 남대문, 세종대로를 거쳐 청와대로 이동한 15분 동안 해당 구간을 전면 통제했다.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 용산구 하얏트호텔로 이르는 소월로 구간도 통제됐다.
강화된 경비 태세 탓에 집회 주최 쪽과 경찰 사이 충돌도 발생했다. 문규현 신부 등과 소성리사드배치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등 사드 배치반대 시민단체들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청와대 사랑채 방향으로 삼보일배 행진을 시작했지만 얼마 못 가 경찰에 가로막혔다. 주최쪽 항의에 경찰은 “경호법에 근거해 경호구역 내에서 집회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맞서면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지하철 1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선 폭발물로 보이는 물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1시간여 인근을 통제하는 소동도 있었다. 신고된 물건은 빈 가방인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도 열렸다. 보수·극우단체들은 경기도 평택시, 서울 종로구 청계천광장 인근에서 “한국과 미국은 혈맹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북아시아 정책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집회를 열었다. 고한솔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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