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대회의실에서 정혜원 병원장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하던 중 희생자 유족이 병원의 사건수습과정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뒤 나흘 만에 성사된 유족과 병원 쪽의 면담이 고성과 함께 20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이날 오후 2시10분께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시작된 유족과 병원 쪽의 면담은 불과 20여분 만에 끝났다. 이날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이내 유족들의 고성이 회의실 밖까지 새어나왔다. 마침내 2시37분께 유족들은 회의장 문밖으로 나섰다. 유족 조아무개씨는 “부모들은 아기들이 숨지는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줄 것과 당시 중환자실 의료책임자와 언론브리핑 책임자가 참석할 것을 요구했지만 둘다 이뤄지지 않았다”며 “병원 쪽의 불성실하고 부실한 준비로 면담이 파행으로 끝났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날 병원의 태도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부모들은 각 아기에 대한 병원의 모든 의료적 처치에 대해 비의료인도 이해할 만큼 쉽고 자세한 설명을 해주길 요구했다. 하지만 달랑 7줄짜리 성의없는 자료만 받았다”고 말했다. 조씨는 또 “당초 면담장에 의료책임자와 언론브리핑을 담당한 김한수 홍보실장이 배석하지 않아 병원 쪽의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도 말했다.
유족들은 이대목동병원에 대한 강력한 공동 대응을 예고했다. 조씨는 “유족들은 모든 문제가 다 밝혀질 때까지 똘똘 뭉쳐서 한마음으로 이대목동병원에 대응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17일 이대목동병원의 첫 언론브리핑 자리에서 “왜 유가족한테는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느냐”고 항의한 바 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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