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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수용자 심부름센터 ‘옥바라지닷컴’ 아시나요

등록 2018-07-26 04:59수정 2018-07-26 07:30

기자, 교도관이 되다 구치소에서 보낸 일주일④ 슬기로운(?) 감방 생활
‘수발이닷컴’과 ‘옥바라지닷컴’.

닷컴이 붙어서 아이티(IT) 기업인 것 같지만 활동은 주로 오프라인에서 한다. 수용자들의 신청을 받아 만화책, 야설(야한 소설)을 정기적으로 반입해주는 것에서부터 꽃배달, 축의금·조의금 전달, 휴대전화 정지, 전월세 처리, 중고차 판매까지 대행해주는 수용자 종합솔루션 업체다. 교정시설에 있다가 나간 사람들이 만든 수용자 심부름센터다. 이른바 출소자들의 스타트업이다. 교도관들은 ‘창조경제의 표본’이라고 불렀다. 최근 몇 해 사이 창업 붐이 일어 4~5개 업체가 성업 중이다. 징역 수발과 옥바라지에서 연원했다.

업체 홍보는 우편을 이용한다. 홍보물(전단)을 봉투에 담아 임의로 수번을 적어 구치소나 교도소로 부친다. 수번만 적어도 우편물이 전달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교정시설에 들어온 홍보물은 사동도우미를 통해 수용자들에게 전파된다. 결제는 얼마 전까지 우표로 이뤄졌다고 한다. 2000원짜리 우표 한 절지(25개)당 5만원의 가치를 지녀 필요에 따라 편지에 동봉해 보내주면 된다. 업체는 그 우표를 현금으로 속칭 ‘깡’을 해 비용을 충당하고 수익을 냈다. 2000원짜리 우표가 등기 스티커로 바뀌면서 최근에는 현금 결제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인과 가족을 통해 입금하도록 한 것이다.

도서 반입과 생활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 접촉이나 합의 종용까지 대행하면서 불법성 시비를 낳고 있다. 돈만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먹튀’ 업체도 더러 있다고 한다. 갇혀 있는 수용자의 처지를 악용한 것이다. 한 교도관은 “과부 처지 홀아비가 안다고 했는데 이건 아는 놈이 더한 거”라고 했다. 교정본부는 수용자들의 심부름업체 이용을 근절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수용사동 근무할 때, 이들 업체가 만든 홍보물을 볼 기회가 있었다. 컬러프린트된 종이 묶음으로 성인만화 표지와 야설 표지, 배달 가능한 꽃의 사이즈, 휴대전화 정지 방법 등과 결제 방법이 나열돼 있었다. 조야한 프린트물에 손때가 묻어 있었다. 이들 업체를 이용할 수 있는 건 돈깨나 있는 ‘범털’들이었다.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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