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자택에 대한 강제수사가 또다시 불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은 8일 양 전 대법원장의 경기도 실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주거, 사생활의 비밀 등에 대한 기본권 보장의 취지에 따라 압수수색은 신중해야 한다”는 이유를 댔다고 한다. 양 전 대법원장은 최근 경기 성남의 자택이 아닌 지인 자택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차량 압수수색 영장은 내주면서도, 경기도 성남의 자택 영장은 기각한 바 있다. 통상 차량 영장은 주거지·사무실 영장에 딸려 나오기 때문에, 단독으로 발부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당시에도 “주거지 압수수색은 신중해야 한다”, “자택에 증거가 있을 가능성이 작다” 등을 기각사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검찰은 차량 압수수색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 자택 서재에 보관 중이던 이동식 저장장치(USB) 2개를 확보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신현일 수원지법 평택지원 부장판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신 부장판사는 2013~15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댓글 조작’ 사건 상고심을 담당했다. 신 부장판사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통해 1·2심 쟁점을 정리한 법원행정처 문건을 전달받았다. 이 문건에는 “이 사건에서 국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하였다는 비난(원세훈에 대한 비난) 뿐만 아니라, 선거 자체가 불공정한 사유가 개입하였다는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신 부장판사는 이후 270여쪽의 상고심 검토보고서를 민일영 전 대법관(주심)에게 보고했지만, 최근 검찰 조사에서 해당 문건의 임의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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