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임종헌 구속영장, 새 영장전담 판사가 26일 심사

4일 5번째로 임명된 임민성 부장판사
26일 오전 10시30분 영장 심사 예정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 4일 새로 임명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영장 심사를 맡는다. 기존 영장전담 판사 다수는 ‘사법농단’ 관련자들과 인연이 있어 법원 안팎에서 공정성을 의심받았다.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26일 오전 10시30분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 심사를 열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이 공범으로 적시됐다.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 심사 배당은 법원이 잇따른 압수수색 영장 기각으로 사법농단 수사를 방해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공정한 외관을 갖추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기존의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병대 전 대법관의,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강형주 전 행정처 차장의 배석판사였다.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 전 대법관, 이진만·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행정처에 함께 근무했다. 검찰은 사법농단 사건에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이 높다고 반발해왔는데, 법원은 지난 9월 “과중한 업무부담”을 이유로 명재권 부장판사를 네 번째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다만 함께 있는 영장전담 부장판사들은 실질적으로 영장 발부 여부를 ‘합의제’로 운영하는 관행이 있어 누가 맡아도 비슷한 결론이 나올 거라는 분석도 있다. 법원은 영장 심사가 전산 배당됐기 때문에 특별한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임 전 차장의 구속 여부는 사법농단 수사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임 전 차장은 그동안 재판 개입 의혹과 판사 뒷조사의 ‘행동대장’으로 지목됐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구속 최대 기간인 20일 안에 기소해야해 구속영장 발부는 사법농단 재판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26일 저녁이나 27일 새벽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