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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법 농단 1호 기소’ 임종헌 사건, 신설 재판부에 배당

등록 2018-11-15 15:47수정 2018-11-15 20:27

형사36부 배당…재판장 윤종섭 부장판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 농단'의 핵심 실무를 맡았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0월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 농단'의 핵심 실무를 맡았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0월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사법 농단’ 사건으로 처음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건이 신설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에 배당됐다. 임 전 차장의 ‘공범’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대법관 등도 기소되면 같은 재판부에 배당될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15일 “이 사건을 적시처리 필요 중요사건으로 선정하고, 형사합의부 재판장들과의 협의를 거쳐 연고 관계, 업무량, 진행 중인 사건 등을 고려하여 일부 재판부를 배제하고 나머지 재판부를 대상으로 무작위 전산 배당을 통해 제36형사부(재판장 윤종섭)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적시처리 필요 중요사건’으로 선정되면 관련 재판부 재판장과 합의를 거친 뒤 법원장이 배당할 수 있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양 전 대법원장, 박 전 대법관 등이 공범으로 적시된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처럼 같은 재판부가 심리하게 될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임 전 차장의 기소를 앞두고 오는 12일부터 사법 농단 관련자들과 연고 없는 판사들로 형사재판부 3개를 증설했다. 기존 형사합의부 13곳의 재판장 중 6명(46%)이 사법 농단 관련자들과 함께 일했거나 검찰 조사를 받았고, 피해자인 경우도 있었다. 이 때문에 ‘재판 공정성’ 시비가 거세지자 국회에서는 특별재판부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다.

임 전 차장의 사건을 맡을 형사36부 재판장은 윤종섭(48·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로 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청주지법, 서울고법, 서울가정법원 판사 등을 지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법원행정처 근무 경력이 없는 ‘정통 법관’으로 분류된다. 민사42부 재판장 때인 지난 10월 경찰관 3명이 고 백남기 농민의 유가족들에게 6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우배석인 임상은(33·연수원 40기) 판사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해 광주지법, 수원지법 안산지원을 거쳤다. 임 전 차장 사건의 주심을 맡은 송인석(30·연수원 43기) 판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군법무관을 거쳐 2017년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한편 법원 내에서 ‘법관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는 19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리는 전국법관 대표회의를 앞두고 일부 법관 대표들은 법관회의 커뮤니티에 ‘국회 탄핵 논의 촉구 결의’를 제안할 뜻을 밝혔다. 이들이 제시한 의안은 “양 전 대법원장 재임 기간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특정 재판에 관하여 정부 관계자와 비공식적으로 회동하여 재판 진행방향을 논의하고 의견서 작성 등 자문을 하여 준 행위나 일선 재판부에 연락하여 특정한 내용과 방향의 판결을 요구하고 재판절차 진행에 관하여 의견을 제시한 행위 등이 재판의 독립과 삼권분립 등 헌법적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음을 확인한다”, “법관회의는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공식적인 헌법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한다”로 구성돼있다.

법관회의 7일 전까지는 법관 대표 5명이, 그 뒤로는 법관 대표 10명이 동의하면 논의 안건 상정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법관회의에서 논의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 판사는 “법관 대표 1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법관 탄핵 관련 안건은 상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논의 순서가 뒤쪽으로 밀리면 당일 논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사무분담 기준, 근무평정 개선, 전보인사 등 법관 인사 관련 논의에 밀려 국민적 관심사가 큰 ‘법관 탄핵’ 안건이 논의조차 되지 못한다면 법관회의도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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