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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법관회의서 ‘법관 탄핵 논의 촉구’ 발의…“헌법적 판단 필요”

등록 2018-11-15 19:32수정 2018-11-15 21:52

안동지원 판사 6명 제안 받아
법관 대표 10명 이상 동의해
19일 법관회의에서 발의될 듯
‘법관 인사’ 논의 순서에 밀리면
‘제 식구 감싸기’ 비판 못 피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한국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10월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가 권순일 대법관을 비롯해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6명의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에 돌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이 탄핵소추 대상으로 지목한 6명은 권순일 대법관과 이규진·이민걸·김민수·박상언·정다주 법관 등이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한국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10월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가 권순일 대법관을 비롯해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6명의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에 돌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이 탄핵소추 대상으로 지목한 6명은 권순일 대법관과 이규진·이민걸·김민수·박상언·정다주 법관 등이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법관 대표들이 전국법관 대표회의에서 ‘법관 탄핵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자고 나섰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판사 6명이 시작한 ‘법관 탄핵’ 요구가 법원 내부로 점차 퍼지는 분위기다.

오는 19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리는 전국법관 대표회의를 앞두고 10여명의 법관 대표들은 15일 법관회의 커뮤니티에 ‘국회 탄핵 논의 촉구 결의안’ 발의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발의할 의안은 “양 전 대법원장 재임 기간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특정 재판에 관하여 정부 관계자와 비공식적으로 회동하여 재판 진행방향을 논의하고 의견서 작성 등 자문을 하여 준 행위나 일선 재판부에 연락하여 특정한 내용과 방향의 판결을 요구하고 재판절차 진행에 관하여 의견을 제시한 행위 등이 재판의 독립과 삼권분립 등 헌법적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음을 확인한다”, “법관회의는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공식적인 헌법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한다”로 구성돼있다.

법관회의 7일 전까지는 법관 대표 5명이, 그 뒤로는 법관 대표 10명이 동의하면 논의 안건 상정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법관회의에서 논의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 판사는 “법관 대표 1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법관 탄핵 관련 안건은 상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논의 순서가 뒤쪽으로 밀리면 당일 논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기존에 안건으로 상정된 사무분담 기준, 근무평정 개선, 전보인사 등 법관 인사 관련 논의에 밀려 국민적 관심사가 큰 ‘법관 탄핵’ 안건이 논의조차 되지 못한다면 법관회의도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법관회의는 “당일 현장발의로 관련 의안의 발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고, 이에 대해 법관 대표들은 각급 법원에서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다만 구체적인 의안의 내용이나 발의자, 회의 당일 논의 순서에 대해서는 사전에 공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법관회의는 차경환(사법연수원 27기) 대구지법 안동지원장과 안동지원 소속 박찬석(31기) 부장판사, 이인경(39기)·권형관·이영제(이상 40기)·박노을(42기) 판사가 “재판개입 사실이 드러난 판사들에 대한 ‘탄핵 촉구 결의안’을 법관대표회의에서 발의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13일 밝혔다. 차 지원장 등은 지난 12일 대구지법 대표법관 3명에게 보낸 글에서 “수사와 재판을 통한 형사 절차 종료까지는 요원하다. 무엇보다 형사 절차에만 의존해서는 범죄행위에는 포섭되지 않는 재판독립 침해행위에 대해 아무런 역사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안동지원 법관들은 오랜 고민 끝에 명백한 재판독립 침해 행위자에 대한 국회의 탄핵절차 개시 촉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법관회의에서 법관 탄핵 논의를 해달라고 제안했다.

‘양승태 사법 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는 지난달 권순일(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 서울고법 이민걸(17기)·이규진(18기) 부장판사, 울산지법 정다주(31기), 창원지법 박상언(32기), 마산지원 김민수(32기)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공개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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