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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영한 전 대법관 오늘 피의자로 검찰 출석…양승태 소환 임박

등록 2018-11-23 08:19

‘부산 법조비리’ 무마 등 의혹…조사대상 수뇌부 양승태 전 대법원장만 남아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2일 고영한(63)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차한성, 박병대 전 대법관에 이어 고 전 대법관의 소환으로 양승태 사법부에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전직 대법관 중에서는 3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고 전 대법관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일했고 재판부에 복귀한 뒤 지난 8월 퇴임했다.

그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과 공모해 부산 법조비리 사건 무마 의혹과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기밀 유출 의혹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도 이런 혐의를 확인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행정처는 2016년 9월 문모 당시 부산고법 판사가 자신에게 향응과 접대를 제공한 건설업자 정모씨의 뇌물사건 항소심 재판 정보를 유출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자 의혹 확산을 막고자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일 필요가 있다. 변론 재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문건을 작성한 바 있다.

검찰은 고 전 대법관이 윤인태 당시 부산고등법원장에게 전화해 문건에 담긴 취지의 요구사항을 전했고, 이후 재판은 행정처 문건대로 진행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문 전 판사와 정씨, 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의 친분을 이용해 상고법원 설치에 협조를 얻어내고자 문 전 판사의 비위를 덮으려 일선 재판에까지 개입한 것으로 의심한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관들을 상대로 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영장전담판사를 통해 수사기밀을 빼내고 영장재판 가이드라인을 일선 법원에 내려보낸 혐의도 받는다.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되기 전인 2014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사건의 주심을 맡아 사건 심리를 고용노동부 측에 유리하도록 편파적으로 진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연루된 전직 법원행정처장들이 잇달아 검찰에 불려 나옴에 따라 다음 조사 대상이 되는 수뇌부 인사는 양 전 대법원장만 남게 됐다.

검찰은 앞서 소환 조사한 박 전 대법관의 신병처리 방향을 정한 뒤 양 전 대법관의 소환 시기를 결정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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