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임종헌 전 차장… 30일 재판 본격 시작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 농단'의 핵심 실무를 맡았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해 10월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은 임 전 차장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국고손실,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백소아 기자 [e-mail]

다가오는 30일 ‘사법농단’ 실무자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윤종섭)의 심리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을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4회 공판 준비 기일이 열린 가운데, 재판부는 30일 오전10시 임 전 차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겠다고 밝혔다. 첫 공판기일에는 검찰과 변호인이 피피티(PPT)를 이용해 차례로 각각 한 시간 동안 모두 진술을 진행한다. 검찰이 공소요지를 설명한 뒤 변호인이 이에 대한 피고인측 입장을 밝히게 된다. 이날 재판부와 변호인, 검찰측은 첫 공판기일 시점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임 전 차장측은 공판준비기일 절차를 한 번 더 열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은 “임 전 차장이 지내는 방이 좁고 기록도 너무 많아 기록 일부라도 놓고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검토할 기록이 너무 방대해 재판을 준비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매우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당초 28일로 예정해두었던 첫 공판기일을 이틀 더 미뤘다. 재판부는 “서증조사에 드는 물리적 시간이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재판 진행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재판부가 서두른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변호인측이 “추가 기소 가능성이 있어 재판을 병합해 진행할 가능성도 있지 않나”고도 했지만, 재판부는 “그 부분까지 고려하면 심리계획을 짤 수 없다. 추가 기소는 (재판 진행에) 감안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부산 법조비리 연루 법관인 문아무개씨 등 7명의 증인을 채택했다. 증인신문 기일은 재판 진행 일정 등을 감안해 추후 지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고한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