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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풀지 못한 양승태 대법원 ‘조선일보 기고문 대필’ 의혹

등록 2019-03-05 19:51수정 2019-03-06 07:17

검, 거대언론-행정처 거래 눈감았나
행정처 심의관이 작성한 글
오연천 전 총장 명의로 실려
검 “오 총장 승인 아래 작성”
조선일보 사옥. <한겨레> 자료사진
조선일보 사옥. <한겨레> 자료사진
10명의 전·현직 판사가 추가로 기소되며 사법농단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의혹도 있다. ‘양승태 대법원’과 <조선일보>의 거래 의혹이 대표적이다.

2015년 4월13일치 <조선일보>에는 오연천 당시 울산대 총장의 ‘대법원 정상화를 위한 출발점, 상고법원’이라는 기고문이 실렸다. 이 기고문은 2주 앞서 3월31일에 작성된 법원행정처의 내부 문건에 등장하는 칼럼 내용과 ‘토씨’까지 같았다. 검찰은 법원행정처 심의관이 작성한 기고문이 오 총장을 거쳐 신문에 실린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2016년 양승태 대법원이 박한철 당시 헌법재판소장을 비판하려고 대필 기사를 작성해 <법률신문>에 실은 것과 거의 유사하다. <법률신문> 대필은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 적시된 반면, <조선일보> 대필은 어떤 공소장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검찰은 “<법률신문>의 경우 헌재소장을 비난할 목적으로 허위 기사를 작성한 것이지만, <조선일보>는 부적절하지만 오 총장의 승인 아래 의견문을 작성한 것이라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 심의관에게 칼럼·기사 대필이라는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점에서 직권남용을 적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특히 이 시기 법원행정처가 <조선일보>에 광고비 지급 계획까지 세우며 조직적인 ‘상고법원’ 홍보에 나선 정황도 법원행정처 내부 문건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실제 이 시점부터 <조선일보>에는 상고법원 도입에 우호적인 기사들이 실리기 시작했다. 검찰이 ‘기사 거래’ 의혹에는 눈을 감은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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