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수사단’ 윤중천 재소환

윤씨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조사실로
수사단 성 범죄 관련 새 사진 확보했으나
공소시효 완성…“피해여성 진술 중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핵심 키맨인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19일 밤 구속영장이 기각돼 서울 송파구 서울 동부구치소를 나와 차량에 탑승해 구치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의 전 차관 사건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이 25일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불러 조사 중이다. 공소시효 문제와 불충분한 증거라는 어려움에 맞닿아있는 수사단으로서는 진술을 거부해오던 윤씨의 ‘전향적’ 태도가 간절한 상황이다.

윤씨는 이날 오전 9시55분께 서울 송파구 문정동 동부지방검찰청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번 수사에 최대한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지난 23일 1차 소환 조사 당시 변호사가 동석하지 않았다며 진술을 거부했을 때와는 다른 반응이다. 윤씨는 변호인을 통해 “불구속 수사를 한다면 김 전 차관과 관련한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수사단은 윤씨로부터 수사의 ‘본류’인 김 전 차관의 뇌물 수수·성 범죄 혐의에 대한 진술을 듣기 위해 집중할 예정이다. 수사단은 공소시효 문제와 증거 부족으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건의 진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피의자’ 윤씨의 진술이 가장 필요하다. 수사단 관계자는 “사진이나 동영상 증거로는 불충분하다. 윤씨가 마음을 바꿔 진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수사단은 윤씨를 압박하기 위해 윤씨의 개인 재산 범죄를 포착한 뒤 윤씨를 체포했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 있다.

성 범죄 의혹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진술이 중요한 상황이다. 수사단은 최근 윤씨의 조카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성범죄의 증거로 보이는 사진들을 확보했다. 피해 여성 이아무개씨와 남성 두 명이 촬영된 사진으로 이씨와 남성 한 명이 성적 행동을 하는 사진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성 두 명의 신원은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공소시효도 걸림돌이 됐다. 이 사진이 촬영된 시기는 2007년 11월이다. 공소시효가 강화된 2007년 12월21일 이전으로 당시 특수강간 공소시효를 적용하면 10년이다.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이다.

남은 것은 이씨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이다. 수사단 관계자는 “성 인지 감수성 개념이 도입되는 등 과거와 사정이 달라졌다. 이씨가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한다면 새로 법리를 적용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단은 24일 이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우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