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진료소 가면 입·코에서
면봉으로 검체 긁어내고 귀가
검체는 3중 포장돼 검사기관 이송
유전자 증폭·판정에 대략 3시간
결과는 선별진료소가 전화·문자로
면봉으로 검체 긁어내고 귀가
검체는 3중 포장돼 검사기관 이송
유전자 증폭·판정에 대략 3시간
결과는 선별진료소가 전화·문자로
지난 12일 기침과 콧물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공무원 김정훈(가명·31)씨는 의료진의 권유로 이날 오전 11시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전화로 “음성” 통보를 받은 건 같은 날 저녁 8시. 정훈씨가 선별진료소에 간 지 9시간 만에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정훈씨는 이날 부산의 한 병원에 딸린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뉴스로만 보던 레벨D 방호복과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진을 직접 만난 건 10~20분 대기 후. 의료진은 면봉으로 정훈씨의 입천장 뒤쪽과 콧구멍 뒤쪽을 긁어냈다. 이 과정이 검체 채취인데, 5분 남짓 걸렸다. 이제 정훈씨가 할 일은 집으로 돌아가 결과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지금부터는 정훈씨가 볼 수 없는 과정이다. 선별진료소의 의료진은 정훈씨의 검체가 붙은 면봉을 밀봉용기에 담아 뚜껑을 단단히 닫고 3중 포장한다. 이송업체 직원이나 구급대원이 이를 받아 유전자증폭기가 있는 검사기관으로 이송한다. 검사기관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보건환경연구원과 수탁기관 등 전국에 100여곳이 있는데, 의료진은 이들 기관의 사정과 선별진료소와의 거리 등을 고려해 적절한 곳에 검체를 맡긴다.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검사실도 운영한다면 곧장 여기로 보낼 때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 어디로 보내든 검체는 검체정보가 담긴 검체의뢰서와 함께 늦어도 한나절 안에 유전자증폭검사실에 전달된다.
정훈씨의 검체를 받은 검사 담당자는 3중 포장을 푼다. 검체의뢰서를 보며 검체가 동일한지 우선 확인한 뒤, 검체에서 리보핵산(생체분자 핵산의 한 종류)을 추출한다. 추출한 리보핵산은 코로나19 진단시약과 섞은 뒤 유전자증폭기에 넣어 작동시킨다. 이 결과물을 보건연구사, 진단의학 전문의가 보고,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양성인지 음성인지를 최종 판정한다. 보통은 리보핵산 추출에 한시간, 유전자 증폭 결과 확인에 두시간, 합해서 세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이재인 박사는 “보건당국이 검사 결과를 받는 데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 것은, 한번에 여러 검체를 검사할 때 시간이 지연되거나 오류가 있을 경우 정정하고 재실험하는 시간까지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판정 결과가 나오면 검사기관은 검체를 보내준 선별진료소에 이를 전달한다. 선별진료소는 검사를 받은 이들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결과를 알려준다. 짧지만 길었던 과정이 진행된 이날 밤, 마침내 정훈씨는 안심하고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