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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 이재용 수사심의 신청전 ‘영장 청구’ 결정…‘물증’에 자신감

등록 2020-06-04 23:08수정 2020-06-05 09:20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
‘이 부회장님 보고 필’ 제목 달린
미전실 문건 등 다수 확보해
에피스 나스닥 상장도 허위 결론
경영권 승계 위해 ‘시장 왜곡’ 앞장서

검찰, 원칙대로 수사 의지 강조
“분식 규모·죄질·경제 이득 감안
윤석열 총장에 영장 승인 건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사옥 다목적홀에서 삼성승계 과정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발표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사옥 다목적홀에서 삼성승계 과정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발표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검찰은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오늘 구속영장 청구가 삼성의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에 대한 전격적인 반격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의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에 ‘맞대응’ 형식으로 갑자기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 아니라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검찰은 우선 구속영장 청구 사유인 ‘범죄의 중대성’을 입증할 ‘물증’을 탄탄하게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수조원대 ‘지배권 이득’을 가져올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시장에 허위정보를 제공해 주주와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왜곡시키는 데 이 부회장이 직접 앞장섰다는 것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님 보고 필’이라는 제목이 달린 다수의 문건을 통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현안을 상세하게 보고받았고, 합병 성사를 위해 삼성 계열사들이 ‘주가 부양’ 등 시세조종에 나설 때 ‘주가관리 보고’도 계속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2014년부터 직접 추진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나스닥 상장 추진도 결국은 주가 부양을 위한 허위 발표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2015년 7월1일, 합병안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제일모직의 손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 나스닥 상장을 발표했지만, 그해 초 ‘나스닥 상장은 당분간 어렵다’는 결론을 담은 내부 문건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의 ‘최종 수혜자’로서 경영권 승계 과정의 불법행위를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했지만, 이 부회장은 두 차례 조사에서 ‘미래전략실 등 임직원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확한 물증에도 혐의를 부인하면 검찰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달 29일(금요일) 이 부회장에 대한 두 번째 조사를 마친 뒤, 지난 1일 일찌감치 영장 청구 방침을 확정했다. 그사이 다급한 사정에 몰린 삼성이 2일 돌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영장 청구와 기소 시점이 뒤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검찰은 이미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결론 내린 만큼, 이 부회장 쪽의 ‘여론전’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분식의 규모, 죄질, 그로 인한 경제적 이익 등을 감안해 ‘피의자 측의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 이전에’ 이미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결정하고 검찰총장에게 승인을 건의”했다고 강조했다. 오는 7월 검찰 인사를 앞둔 상황이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가 지연될 경우 수사 자체가 흔들릴 위험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심의위 논의를 통해 수사 자체의 정당성에 대해 여론의 판단을 받아보고자 했던 삼성의 시도는 일정 정도 무력해졌다. 검찰은 또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수사의 명분을 쌓은 상황이라 영장이 기각되더라도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영장 청구 자체가 구속 기소가 필요할 만큼 혐의가 입증됐다는 판단을 전제한 것이므로, ‘기소 타당성’ 논의가 상당 부분 힘이 빠졌다”고 짚었다. 임재우 김정필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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