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노조 피에스디(PSD)지회 조합원들과 청년전태일, 서울청년진보당 회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스크린도어 작업 중 숨진 ‘구의역 김군’ 동료들에게 만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피에스디(PSD)1지회는 21일 입장문을 내어 “어제(20일) 변창흠 장관 내정자의 자진 사퇴와 청와대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변 내정자 측으로부터 구의역 김군의 동료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만날 수 있겠느냐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지회는 “변 내정자는 (김군의 죽음에 대해) ‘김군의 잘못’이라고 이야기했다. 사과를 받아야 할 대상은 우리가 아니라 김군”이라며 만남 요청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변 후보자는 2016년 6월30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임 당시 내부 회의에서 “걔(김군)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됐다”고 발언한 사실이 최근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다. 산재 노동자의 사망을 개인 책임으로 돌리는 발언으로 국토부 장관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회는 오늘 오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변 후보자가 유족을 만나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에 대해서도 “유족을 만나서 또 한번의 고통을 주지 않길 바란다”며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변 후보자의 사퇴가 저희 입장임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답변자료를 통해 구의역 김군과 관련된 발언을 사과했다. 변 후보자는 “당시 발언은 소홀한 안전관리로 인한 사고가 미치는 사회적 파장을 강조하려는 취지였다”며 “발언의 취지와 관계없이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임 지회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답변자료 내용은 기사로만 확인해 입장을 밝히긴 어려울 것 같다”며 “사과는 김군에게 직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회는 입장문을 통해 변창흠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산재사망으로 죽은 노동자는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없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하루빨리 제정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