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민들이 잘못된 정보가 담긴 유튜브 동영상 등을 보고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이하 클로로퀸)과 덱사메타손 등의 약품을 찾아다니고 있다는 기사를 쓰고 항의 메일을 받았다. 메일 중에는 ‘클로로퀸은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데 기자가 모르고 쓴 것임으로 정정 보도를 요구한다’는 것도 있었다. 출처가 불분명한 번역 기사와 “클로로퀸으로 코로나19를 정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담긴 유튜브 링크가 메일에 첨부됐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일 보도자료를 내어 “클로로퀸은 코로나19 예방·치료 효과가 입증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클로로퀸 등의 효과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일부 시민은 여전히 클로로퀸이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다. 이날 오전엔 구충제인 ‘이버멕틴’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포털사이트에서는 ‘이버멕틴 구매방법’ ‘이버멕틴 관련주’ 등에 대한 검색이 불티나게 이뤄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미 지난해 4월 이버멕틴의 안전성·유효성이 입증된 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의료인의 처방 없이 제 맘대로 약품을 투여하면 매우 위험하다. 클로로퀸은 심장독성이 있고, 구충제 이버멕틴은 간에 무리가 갈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예방·치료 효과가 있다는 메시지가 확산한 시점은 지난해 8월15일 광화문집회 이후였다. 집회 참석자 중 방역당국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메시지를 공유하며 자구책으로 클로로퀸을 찾아나선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면 약국에 갈 게 아니라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찾아야 한다.
기사에 달린 댓글 중에는 절박함을 호소하는 것도 있었다. “환자가 집에서 기다리다 죽는데 뭐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는 호소에는 공감이 간다.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하다 목숨을 잃은 환자가 10명에 이르는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에 기대는 것은 더 위험한 결과를 낳는다. 정부도 방역대책에 대한 신뢰를 더욱 제고해야 한다. 당국을 믿지 못해 말라리아 약과 구충제를 찾아나서는 상황이 ‘케이(K)방역’의 단면이 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