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고려하는 프레임
[매거진 Esc] 곽윤섭의 사진클리닉
작은 읍 옆에 펼쳐진 들판, 그 가운데 선 늙은 왕버들을 찍었습니다. 잔뜩 흐린 날, 구도를 잡고 아이가 지나가길 기다렸습니다. 장마가 오기 전, 폭풍우라도 몰아칠 듯한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습니다. 이병두/경남 거창군 거창읍
훌륭한 솜씨입니다. 구름이 잔뜩 몰려와 이제 곧 한바탕 쏟아질 것 같은 하늘입니다.
사진에서 나무 위치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나무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누워 있어 세상과 마주하는 형상입니다. 만약 사진의 프레임 안에서 오른쪽에 서 있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되었을 것이며, 그에 따라 사진이 전하는 메시지도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사진가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에 맞게 프레임을 구성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른쪽의 아이 하나는 그야말로 화룡점정입니다.
곽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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