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곽윤섭의 사진클리닉
따뜻한 햇살이 간간이 비쳐 드는 주말. 한 여인네가 연분홍빛 스카프를 휘날리며 만발한 개나리꽃을 향해 달려간다. 이 장면을 생활사진가는 느린 셔터(1/4초)로 담았고 인물의 이동에 따라 카메라를 움직였는지 사선 방향으로 패닝효과가 났다. 대상의 이동과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렌즈를 따라 움직이며 찍는 것을 패닝이라 부르는데 기법의 하나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므로 저마다 적당히 이용하면 될 일이다.
사람은 뛰거나 걸을 때 자전거처럼 얌전한 수평이동을 하지 않고 몸이 오르내린다. 그 덕에 수평의 운동감과 더불어 사진 속 인물의 몸이 위로 솟구치는 동작도 함께 전해졌다. 오른손에 쥔 것을 어떤 이는 살풀이춤의 수건처럼 보인다고 하였는데 사진은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보는 법이라 필자는 오래전 봄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던 젊은이의 화염병이 자꾸 떠올랐다. 빼어난 사진이다.
(사진 이윤미/ 인천시 계양구 안산초등학교)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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