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가이드는 공정한가
[매거진 esc] 요리 냠냠사전
미슐랭 가이드 [명사]프랑스의 타이어 회사 미슐랭(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미쉐린이다)에서 발간하는 레스토랑·호텔 안내서. 1900년 앙드레 미슐랭이 자동차 운전자가 갈 만한 호텔·식당을 소개하려고 처음 펴냈다. 별점은 1926년 처음 시작됐다. 2차 대전 기간에 발행이 정지됐다가 45년 부활했다. 매년 약 1900만 부가 90여 나라에서 발행된다.
<25C9> 논쟁 : 세계적인 부수를 자랑하는 레스토랑 안내서지만(혹은 그렇기 때문에) 평가의 공정성과 관련해 종종 논란에 휩싸인다. 위키피디아를 보면, 2003년 프랑스 요리사 베르나르 루아조는 <미슐랭 가이드>가 자신의 식당에 대한 평가를 별 세 개에서 별 두 개로 낮출지 모른다는 소문을 듣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평가는 달라지지 않았다) 평가가 주관적이라며 별점 체제를 거부하는 요리사도 있다. 이탈리아 요리사 괄티에로 마르케시는 80년대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세 개까지 받았지만 “평가가 주관적”이라며 말년에 별점 평가 방식을 거부했다.
2008 <미슐랭 가이드> 도쿄판에서 무려 8곳의 일식당이 별 세 개를, 25곳의 식당이 별 두 개를 받았다. 별 하나를 받은 식당은 117곳에 이른다. <미슐랭 가이드>는 아직 우리나라는 다녀가지 않았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세 개를 받은 피에르 가니에르가 지난 1일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을 열었지만, 이곳도 아직 평가를 받지는 않았으니 별점이 없는 셈이다. 맛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요리사들의 항변과 한눈에 알기 쉬운 평가방식을 바라는 독자들의 요구가 <미슐랭 가이드>를 사이에 두고 충돌한다. 둘 다를 만족시키는 식당 평가서는 존재할 수 없는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일까?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