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다리는 소중하니까요
[매거진 esc] 남종영의 비행기 탐험
하마터면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무려 세 시간 전에 밴쿠버 공항에 도착했건만, 체크인 카운터의 직원은 “오늘은 만석이거든요. 일단 게이트로 가서 기다리세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굳이 공항에 일찍 나간 이유는, 키가 180㎝가 넘는 롱다리로서 발 뻗기 편한 비상구 좌석을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편한 자리는커녕 비행기를 못 탈 수 있다니! 직원의 설명인즉, “다른 분들은 이미 좌석 지정까지 마쳤거든요”. 다행히 난 한국에 돌아왔지만, 큰 덩치들 사이에 끼어 11시간 반을 헉헉댔다.
이 일을 겪은 뒤, 나는 꼭 온라인 체크인을 이용한다. 예전에는 체크인 카운터에서 체크인과 짐 부치기를 한꺼번에 했지만, 지금은 승객이 혼자 온라인 체크인을 하고 공항에서는 짐만 부쳐도 된다. 여행사에서 좌석을 미리 지정해 주기도 하지만, 나는 따로 온라인 체크인을 해서 좋은 자리로 바꾼다. 그래서 두 달 전 같은 비행기를 탈 적에는 다리를 쭉 펴고 갈 수 있었다. 돌아올 때도 똑같은 자리에서 비행을 ‘즐겼다’. 게다가 온라인 체크인은 공항 대기 시간을 줄여 준다. 이용자가 많지 않아 온라인 전용 카운터의 줄이 짧기 때문이다.
온라인 체크인은 항공사에 따라 사전 수속제도, 웹 체크인 등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출발 12~48시간 전 인터넷에서 한다. 인천~밴쿠버 등 붐비는 노선은 종종 만석이 되므로, 미리 체크인을 하는 게 안전하다. 황금 좌석을 놓치지 않는 온라인 체크인 방법.
① 해당 항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간다.
② 전자항공권의 티켓 번호를 입력한다. 신용카드 번호, 마일리지 회원번호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③ 좌석배치도가 나올 것이다. 앉고 싶은 자리를 클릭한다. 참고로 이코노미석 가장 앞자리의 발 공간이 넉넉하다. 보잉777·747 뒷부분의 창가는 두 자리 배열이므로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④ 좀더 주도면밀한 좌석 지정을 원하면 시트구루(seatguru.com)를 이용하라. 해당 항공사의 운항 기종을 클릭한다. 좌석배치도에 나오는 전원콘센트 설치 여부, 비상구와 화장실 위치 등은 최상의 좌석을 선택하는 근거가 된다. 추천 좌석도 있으니, 좋은 자리는 푸른색, 나쁜 자리는 빨간색이다.
⑤ 탑승권을 출력하면 체크인이 끝난다. 공항 키오스크(사진)나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출력해도 된다.
인터넷이 항상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다. 이럴 땐 항공사에 전화해 좌석을 지정해 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항공사 직원의 이상한 시선이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주눅 들지 말라. 용산전자상가에서 “엠피3 좋은 거 주세요” 물으면 무시당하듯 이 세계도 똑같다. 최대한 항공 전문가인 양 부탁한다. 이를테면 이렇게. “11월18일 AC064편 27a로 주세요!” fandg@hani.co.kr
인터넷이 항상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다. 이럴 땐 항공사에 전화해 좌석을 지정해 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항공사 직원의 이상한 시선이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주눅 들지 말라. 용산전자상가에서 “엠피3 좋은 거 주세요” 물으면 무시당하듯 이 세계도 똑같다. 최대한 항공 전문가인 양 부탁한다. 이를테면 이렇게. “11월18일 AC064편 27a로 주세요!” fand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