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선발투수로 보직을 변경해, 일본 격파의 선봉에 선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2·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16일 낮 12시(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6 세계야구클래식(WBC) 8강 라운드 1조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 김인식 감독으로부터 선발 출격명령을 받았다.
박찬호의 선발출장 결정은, 15일 일본이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6-1로 이김에 따라 이뤄졌다. 일본은 한국과의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만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 한국 역시 일본전에서 큰 실점을 하면서 지면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
김인식 감독은 일본-멕시코전이 끝난 직후 15일 에인절스타디움 인근 매리어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찬호가 선발로 나와 4회든 5회든 제대로 막아주길 기대한다”며 “내일 경기는 4강으로 가는 중요한 일전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빠른 직구와 체인지업을 앞세운 박찬호는 이번 대회 3경기에서 구원등판해 5회 동안 3안타에 삼진 5개를 잡아내며 연속 3세이브를 챙겼다. 김 감독은 “오승환이 미국전 마무리로 뛴 경험이 있고, 현재 구위나 볼끝 모두 좋아 마무리로 기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5일 아시아 예선 도쿄 한-일전에서 선발로 출장했던 와타나베 슌스케(29·지바 롯데 머린스)를 다시 선발로 내보낸다. 당시 와타나베는 절묘한 제구력을 앞세워 4⅔이닝 동안 3안타 3몸맞는 공으로 1실점했다. 한국 타자로는 조인성(중전안타) 이병규(내야안타) 박진만(우전안타)이 1개씩의 안타를 기록했다. 김인식 감독은 와타나베 공략을 위해 그의 볼을 경험해본 멤버를 대부분 투입할 예정이다.
오 사다하루 일본 감독은 “미국전 패배는 과거의 일일뿐”이라며 “오늘 우리가 이겼듯이, 앞으로도 우린 승리하는 데만 집중하겠다”며 4강 진출에 대한 집념을 보였다.
애너하임/권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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