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창]
제도는 같지만 웃는 자와 우는 자가 따로 있다.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들의 표정이 극과 극이다. 소속 구단과 협상 마감시한인 15일이 지난 결과, 올해 자유계약선수 최대어인 원주 동부 김주성(28)이 5년간 34억원 계약에 도장을 찍으며 최대 수혜자가 됐다. 김주성을 포함해 전체 26명 중 11명이 재계약을 마쳐 소속 팀에 남게 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 3월 자유계약선수 규정을 바꾸면서 연봉 순위 20위 안에 드는 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보상선수 포함 해당선수 연봉의 100%를 주거나 선수없이 300%를 전 소속 구단에 줘야 한다. 또한 선수 한명 최고연봉을 샐러리캡(17억원)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묶어 놓았다.
잔류선수들의 계약조건을 살펴보면 강화된 규정이 독이 된 선수가 있는가 하면 바뀐 규정의 덕을 본 선수도 있다. 지난 시즌 연봉 3억2000만원을 받았던 전주 KCC 이상민(35)은 1억2000만원이 떨어진 연봉 2억원에 2년 계약을 맺었다. 서울 SK 문경은(36) 역시 지난 시즌보다 8000만원이 깎인 2억원에 2년 계약했다. 연봉과 계약기간까지 같아진 둘은 플레잉코치까지 겸하게 돼 세월의 흐름을 실감했다.
FA대상자의 이적에 따른 보상 규정이 강화돼 고액 연봉을 받는 30대 중반의 선수들은 자의 반 타의 반 팀에 눌러앉게 됐다. 하지만 초라해진 연봉과 달라진 팀 내 처지에 씁쓸한 표정을 숨길 수 없게 됐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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