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연애의 초반에는 열정과 환상이 없을 수 없다. 그래도 진정한 사랑만이 살아남는다. 당신을 사로잡는 감정이 진정한 사랑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보느냐고? 그 연애에 필리아(사랑과 우정)와 동일한 표식이 있는지 살펴보라. 그 사람이 나에게 주는 쾌감 말고도, 그 사람 본연의 진실한 모습을 대할 때 내가 마음...
인간은 정체를 자각하지 못하면 지배되기 쉽다. 하지만 일단 정체를 알게되면 점차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의존하는 마음의 밑바닥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다. 애정이나 관계를 추구하는 마음과 자신의 존재나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다. 관계와 자신의 가치에 대한 욕구. 이것은 사회적이자 형이상학...
만약 누군가가 간디의 직업이 뭐였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변호사? 정치인? 작가? 시민운동가? 자연치료 전문가? 물레질하고 옷감짜는 사람? 모두 맞다. 만약 그에게 한 가지만 고르라고 한다면 그는 어떤 직업을 택했을까?앞에서 방문했던 뭄바이 마니바반에 갔을 때 벽에 걸려 있는 한 액자에 눈길이 끌...
피라미드를 쌓은 이집트인과 도로망을 깐 로마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집트인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재가 있으면 멀리서라도 가져다가 사용한 반면, 로마인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자재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피라미드는 단 한 사람의 내세를 위한 공사였지만, 가도는 많은 사람의 현세를 위한 공사였다는 ...
무당의 아들이었던 공자는 끊임없이 스승을 찾아 걸었고, 스스로 스승이 된 이후에도 걷고 또 걸었다. 카필라바스투라는 조그만 성읍 국가에서 태어난 석가도 원시공동체의 추장처럼 구도의 여행을 했다. 로마 식민지 아래 압박받고 소외된 나사렛 청년 예수는 제자들과 함께 유랑하고 마지막에 떠나기 위해 예루살렘으...
정말로, '잘 된 연주'란 뭘까? 바르디 선생님이 강조하시는 '마법의 그 순간'을 만든 연주? 선생님은 관객이 집에 돌아가서까지 또렷이 기억해 모든 사람과 공감하고 싶은, 그러나 누구에게도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말로는 설명할 길이 없는 단 한번의 '매지컬 모먼트'가 있었다면 그 음악회는 성공한 거라 하신다. 그거...
인간사의 가장 큰 화두 두 가지를 꼽으라 한다면 단연코 사랑과 죽음이 아닐까. 언뜻보면 전자가 인생의 명明, 후가자 암暗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자. 죽음이 삶의 끝에 비로소 이루어지는 그 어떤 '완성'이라면, 사랑은 끝끝내 그조차 허락되지 않는 번뇌의 연속이다. 하물며 그것이 스스로를 파괴하...
로마인의 생사관은 생사관이라는 거창한 말로 표현하기가 망설여질 만큼 비종교적이고 비철학적이다. 나는 그것을 아주 건전한 생사관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죽음을 싫어하지 않았다. 로마인들은 '인간'이라고 말하는 대신 '죽어야 할 자'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보통이었다. 산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
분노나 복수는 상대를 자신과 대등하게 여기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고 일어날 수 있는 행위다. 카이사르가 평생 이것과 무관했던 것은 분노나 복수가 윤리 도덕에 어긋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우월성에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월한 자신이 왜 열등한 타인의 수준으로 내려가서 그들과 똑같이 ...
2001년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뉴욕타임스>에 황당한 광고를 실었다. '우리 재킷을 사지 말아주세요', 자신들의 최고 인기상품인 재킷을 사지 말아달라는 광고와 함께 왜 사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1. 이 재킷을 만들기 위해 물 135리터를 소비한다. 이것은 45명이 하루 3컵씩...
▶정리는 수납이 아니다. 정리의 1순위는 버리기, 2순위는 제 위치에 두기.▶장소별이 아닌 물건별로 정리하라.▶정리를 통해 가려내야 할 것은 버릴 물건이 아니라 남길 물건.▶물건 버리는 기준은 '만졌을 때 설레는가' 여부.▶추억의 물건은 가장 나중에 버려라.의류, 책, 서류, 소품, 추억의 물건 순으로 버린다.▶옷은 포...
카이사르는 대중의 인기만을 노리고 『갈리아 전쟁기』를 쓴 것은 아니다.우선, 서술은 정확하게 하려고 애썼다. 자신의 잘못도 솔직하게 기록했고, 적의 명분도 공정하게 기술했다. 카이사르는 정확하게 쓰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생각을 보다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는 최선의 수단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식적인 ...
생동감 넘치는 거리와 역동적인 파리지앵의 삶을 보면 파리가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 낭만의 근저에는 파리만이 가진 혁명성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낭만'과 '혁명'은 다른 뜻의 두 낱말이지만 의외의 교집합을 갖고 있다. 그 공통분모는 '약간의 가난과 여유'다.약간의 가난이 결여된 낭만은 사치로 보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