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지 않은 형편에 두 아이를 키우느라 허덕이는 친구가 있습니다. 몇년 전 남편이 사업을 그만두게 되면서 살림은 쪼들리게 되었지요. 먹는 것도 직거래 구매나 마트의 할인상품만 선택하고 가족들의 옷도 시장 매대에서 고르는 또순이 살림꾼입니다. 이런 친구가 1~2년에 한번씩 자신을 위해서 나름 큰돈을 쓰는 ...
얼마 전 이른바 ‘남초’ 사이트 게시판에서 본 글입니다.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여자 후배, 그것도 연예인 뺨치게 출중한 외모의 인기녀였던 여자 후배에게 선물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거 예전부터 오빠 주려고 했던 거였는데.” “어제 이거 보고 오빠 생각나서 바로 샀어.” 선물을 주면서 후배가 건넨 말은 유부남...
요리면의 아프리카 음식 이야기를 읽다가 오래전 도전했던 아프리카 음식이 떠올랐습니다. 90년대 후반 모험심 넘치는 젊은이였던 저와 동료는 이태원을 지나다가 건물 외벽에 썰렁하게 붙어 있던 조그만 현수막을 발견했습니다. 영어로 아프리카 음식 어쩌구 한 줄 쓰여 있었고 그 아래에는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
언젠가 ‘짝사랑’에 대한 짧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유치원 다닐 때 입었던 꽃무늬 원피스만큼이나 아스라한 단어 짝사랑에 대해서 곱씹다 보니 떠오른 게 있습니다. 짝사랑 따위는 내 사전의 단어가 아니라고 기고만장하던 20대 초반 저에게도 짝사랑은 있었습니다. 바로 샬랄라한 스타일의 옷차림이었습니다. 일단...
참으로 요상한 봄날이었다. 4월하고도 중순이 다 되도록 부러운 옷차림은 봄 냄새 물씬 나는 화사한 블라우스나 원색의 면재킷이 아니라 두툼한 오리털 파카였다. 여름이 되고서야 겨울옷을 정리하는 습관을 고쳐 다운점퍼와 모직코트를 일찌감치 세탁소에 보냈더니 내내 헐벗고 비참한 봄이었다. 진해에 군항제가 열...
몇달 전 제대한 조카가 입대할 때 식구들 모두 근심에 빠졌습니다. 키만 멀대같이 컸지, 허구한 날 반찬 투정에 철딱서니라고는 한 톨도 없는 ‘어린애’가 험한 군대문화를 견뎌낼 수 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애를 너무 싸고 키운 언니(조카의 엄마)가 문제라고, 다른 식구들 모두 핀잔도 했습니다. 얼마 ...
지금으로부터 십수년 전 가을 저는 정장 투피스를 쫙 빼입고 한 면접장에 앉아 있었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목소리는 평소보다 볼륨을 높여 제가 얼마나 열정 넘치고 재기발랄하며 문화적 소양이 풍부한 동시에 추진력은 또 어찌나 강한지에 대해 약 30초간 열변을 토했습니다. 참 못할 짓이더군요. 만약 당시의 동영상이...
“천만원쯤 생기면 어떡할래?” 한달 전쯤 남편이 난데없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빈둥대며 휴일 오후를 즐기다가 저도 모르게 용수철처럼 튀어올랐습니다. “천만원 생겼어? 왜? 어떻게? 로또 당첨됐어? 회사에 가장 평범한 직원에게 주는 포상제도라도 생긴 거야?” “그런 건 아니고.” 추궁을 거듭했지만 남편은 용의주도하...
스킨십이 중요합니다. 0살부터 3살까지의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이 가장 많이 보는 육아 조언은 스킨십을 많이 하라는 겁니다. 많이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업어주고 손 잡아주라고 합니다. 그보다 조금 큰 아이를 키우지만 오히려 아이가 크면서 스킨십이 더 중요해지는 걸 느낍니다. 일하느라 자주 보기 힘든 아이와 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