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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슈퍼 사건 재심 개시 결정…재판부 “명백한 새로운 증거 있어”

등록 2016-07-08 14:45수정 2016-08-19 17:41

17년 고통 ‘삼례 3인조’ 억울함 풀릴까

전북 완주군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의 재심 개시가 결정됐다. 재판부가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됐다”는 이유를 밝힘에 따라 이 사건으로 옥살이를 했던 ‘삼례3인조’의 17년 억울함이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장찬)는 8일 최대열(37)·임명선(37)·강인구(36)씨 등 ‘삼례3인조’가 낸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검찰이 이에 불복해 항고하지 않으면 전주지법에서 재판을 다시 심리해 이들의 유무죄를 판단한다.

재판부는 “재심 대상 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5호에서 정한 재심 사유가 있으므로, 다른 재심 청구 사유에 관해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재심을 개시하기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경한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는 재심 이유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찬 부장판사는 “검찰의 항고 여부 결정이 남아 있지만, 너무 늦게 이 사건 재심 여부를 결정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삼례3인조는 환하게 웃으며 법정을 나왔다. 최씨는 “그동안 억울하게 생각했으나 (경찰 등의) 진실한 사과가 없었다. 기분이 좋지만, 안 좋기도 하다. 우리가 (범행을) 안 했는데도 형사들이 잘못해서 너무나 억울하다”고 말했다. 임씨와 강씨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의 재심 청구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지적장애 등으로 인해) 지금도 감정 표현이 익숙하지 않은데 당시 재판 과정에서 이들의 억울함을 들어주지 못했다. 재심 결정 의미는 청구인들이 억울한 입장을 벗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증거들이 많아 앞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검찰이 항고하면 재심이 오래 걸리는데 진범이 고백하는 상황에서 검찰 항고는 가장 비상식적인 결정으로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건으로 숨진 유아무개 할머니의 사위 박성우(57)씨는 “재심이 받아들여져 다행이다. 사법정의가 바로 서야 하고 이런 억울한 사건이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1999년 2월6일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해 잠을 자고 있던 유 할머니의 입을 테이프로 막아 숨지게 하고 현금과 패물 등을 털어 달아난 사건으로, 삼례3인조가 구속돼 3~6년 옥살이를 했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이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를 무시하거나 진범 자백을 한 ‘부산3인조’를 무혐의 처분하는 등 부실·조작 수사 의혹이 불거져 논란을 빚어왔다. 지난 4월15일 재심 청구 2차 심문 때는 올해 1월 말 <한겨레> 등에 자신이 진범이라고 고백한 부산3인조의 이아무개(48)씨가 법정에 출석해 증언하기도 했다.

한편 전주지검은 이날 “재심 결정문을 보고 항고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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