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가 인천 지역까지 확산됐다. 13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청 운동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주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인천/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의 한 학원강사와 접촉한 수강생 등 10명이 집단감염됐다. 또 2차 감염 확진자 가운데 일부가 교회 예배에 참여하는 등 지역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인천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미추홀구의 한 보습학원 학원강사 ㄱ(25)씨의 접촉자 8명이 집단감염됐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8명 가운데 5명은 ㄱ씨의 수업을 듣는 수강생으로, 인근 학교의 고교생들이다. 이들 수강생은 지난 7일 ㄱ씨의 수업을 함께 들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ㄱ씨의 동료 학원강사 1명도 이날 확진됐다. ㄱ씨로부터 가정방문 과외수업을 받은 중학생 1명과 이 학생의 이란성 쌍둥이, 이들의 어머니(46)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쌍둥이 남매를 상대로 국어 과외수업을 한 ㄴ(34)씨도 전날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아 이날 최종 확진됐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10명은 모두 병원으로 옮겨 치료 중이다. 시는 추가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방역작업을 펴고 있으며, 추가 접촉자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모 대학 4학년에 재학중인 ㄱ씨는 초기 조사 과정에서 직업을 ‘무직’이라고 밝혔으나 확진 뒤 역학조사 과정에서 학원강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직업을 숨기기 위해 동선도 허위 진술했다. 방역당국은 ㄱ씨 진술이 실제 동선과 일치하지 않자 경찰에 휴대전화 위치정보 추적을 의뢰한 끝에 그가 학원 강사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시는 초기 방역을 방해한 ㄱ씨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 조처할 방침이다. ㄱ씨는 지난 2∼3일 이태원의 한 클럽을 방문했다가 지난 9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추가로 10명이 늘면서 이들이 방문한 장소를 중심으로 지역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는 확진자 가운데 2명이 다닌 미추홀구의 교회와 동구의 교회를 중심으로 신도·관계자 1000여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시는 교회 신도들에게 전수 검사를 통보하고, 이날 오전 9시부터 미추홀구청 운동장에서 워크스루 방식으로 진단 검사를 시행 중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추가 확진자의 이동경로 공개범위는 확진자의 증상 및 마스크 착용 여부, 체류기간, 노출상황 및 시기 등을 역학조사관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시교육청은 지역 내 학원 5500여곳에도 수업 자제 요청을 통보했다. 아울러 학원강사 전체를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도성훈 교육감은 “학원연합회에 비상회의를 개최해 이 상황을 함께 공유하고, 자진해서 수업을 자제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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