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아무개(52)씨가 2일 오전 동부경찰서 앞에서 심경을 말하고 있다.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2003년 대전 중구 은행동에서 현금수송차량을 훔친 것도 자신이라고 자백했다.
대전경찰청은 2일 권총 강도살인 피의자 이아무개(52)씨가 이날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직전 2003년 1월22일 발생한 은행동 현금수송차량 도난 사건도 자신이 범행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이성선 대전경찰청 강력계장은 “이씨가 송치되기 전 ‘다 털어놓고 가겠다’며 2003년 은행동 밀라노21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현금수송차량을 훔쳤다고 자백했다”며 “현금수송차량의 열쇠를 복제한 뒤 그 열쇠로 시동을 걸어 차를 훔쳤고, 돈을 챙긴 뒤 훔친 현금수송차량은 인근 건물 주차장에 버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당시 현금수송차량에는 4억7천만원이 실려 있었다. 이성선 강력계장은 “이씨는 ‘우연히 현금수송차량의 열쇠를 보고 비슷하게 여러 개의 열쇠를 만들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그 차에 맞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은행동 사건은 공범 없이 혼자 저지른 일이라고 밝혔으나, 같은해 9월26일 중구 태평동 버드내아파트 현금인출기 인근에서 벌어진 현금수송차량 도난(7억500만원) 사건과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은행동·태평동 사건 모두 보안요원들이 현금지급기에 현금을 채우러 간 사이 차를 훔치는 수법이었다. 당시 경찰은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과 은행동·태평동 사건이 모두 연관돼 있다고 보고 수사했었다. 은행동·태평동 사건은 특수절도 사건이어서 공소시효가 완성된 상태다.
앞서 27일 경찰은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와 이씨와 공범 이아무개(51)씨를 구속했고, 31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이날 검찰 송치 전 경찰서 앞에서 “피해자와 유족에게 미안하다 ”고 사죄했다.
이들은 2001년 12월21일 오전 10시께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주차장에서 현금수송차량에서 돈을 내리던 김아무개(당시 45살·국민은행 용전동지점 현금출납과장)씨를 권총으로 쏴 숨지게 하고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범행 두 달 전인 2001년 10월15일 자정께 대전 대덕구 비래동(당시 송촌동) 골목길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치어 중상을 입힌 뒤 권총을 훔친 혐의도 사고 있다.
한편, 사건을 넘겨받은 대전지검은 검사 5명과 직원 10명으로 특별수사팀을 꾸려 집중 수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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