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반자본주의 ‘진화’ 한눈에 쏙

등록 2007-04-26 16:35

<반자본주의- 시장독재와 싸우는 사람들> 사이먼 토미 지음 정해영 옮김.유토피아 펴냄 15000원
<반자본주의- 시장독재와 싸우는 사람들> 사이먼 토미 지음 정해영 옮김.유토피아 펴냄 15000원
잠깐독서 /

두 해 전 노무현 대통령이 두 손을 들었다.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간 것 같다”

재벌기업 회장의 말 한마디에 긴장하고, ‘경쟁’이 최선의 가치가 되어버린 한국사회의 급박한 변화에 회의를 품어본 적이 있는가. 그 어느때보다 자유롭게 세계를 어슬렁거리며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있는 현대 자본의 행태에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다면, 이책은 유용한 참고서가 될 듯하다.

<반자본주의-시장독재와 싸우는 사람들>은 강한 어조로 자본주의를 비판하거나 섣불리 대안을 제시하는 지침서는 아니다. 자본주의의 태생부터 반자본주의 운동의 역사적 배경과 다양한 입장, 대안을 둘러보는 ‘길라잡이’ 역할에 더욱 충실하다.

사실 우리가 ‘항상 거기에 있는 것’이라고 체념했던 자본주의는, 사실 특정한 개인, 즉 일부 ‘선진’ 자본주의국가가 만든 법률적·경제적 틀일 뿐이다. 한세기 만에 부활한 ‘자유주의’의 가치는 경제활동의 사유화와 공공적인 삶이 시장논리에 복속해야한다는 논리로 지금의 한국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지은이는 1999년 시애틀투쟁 이후 전지구적 운동으로 진전을 이룬 반자본주의 운동이 어떻게 출현했는지 꼼꼼이 짚어낸다. 68항쟁 이후 급속하게 갈라진 좌파의 흐름이 시애틀에서 어떻게 결집됐는지를 바라보는 것도 흥미롭다. 사실 7만명이 모인 대규모 시위가 아니었고, 곤봉과 최루가스가 동원된 가혹한 진압방식이 없었다면, 이들은 아직까지 서로 말도 섞지 않았을터다. 이와 함께, 자본주의를 ‘개선’하려는데 초점을 맞춘 ‘개혁주의자’부터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급진적 환경운동 진영까지 반자본주의를 내건 다양한 주장과 입장, 비평, 그룹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처럼 다채로운 반자본주의 운동은 그 갈래만큼, 또 다른 세계‘들’에 대한 희망으로 모아진다.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기술의 발전은 전지구적 네트워크의 유용한 도구가 되었다.

불가능하다던 공산주의의 몰락에 이어 ‘소멸이 불가능하다’던 자본주의 역시 곳곳에서 균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또다른 세계‘들’을 발견하고 건설하려는 노력이 이어질수록, 그밖의 많은 ‘불가능의 신화’들도 하나씩 주저앉게 될 것이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