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외국서 더 유명한 ‘조선선비의 중국기행문’

등록 2007-06-29 18:58

<동방의 마르크 폴로, 최부>
<동방의 마르크 폴로, 최부>
읽어보아요 / <동방의 마르크 폴로, 최부>

사람은 엄마의 배 속에서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인생 모험을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의 삶 속에서 인생 모험은 잊은 채 또다른 모험을 동경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부의 〈표해록〉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쓴 〈동방의 마르코 폴로 최부〉(김성미 글, 최용호 그림/푸른숲)를 함께 읽고 싶다. 학계에서는 최부의 ‘표해록’을 3대 중국 기행문 중 하나로 꼽는다. 우리는 쉽고 재미있게 다시 쓴 최부의 책을 읽는 동안 15세기의 모험 이야기 속에서 그 시대와 사람들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만나는 즐거움을 맛볼 것이다.

전라도 나주에서 태어난 조선시대 선비, 최부는 추쇄경차관(지역 행정을 감독하고 도망친 노비를 찾아내는 일을 하는 관리)이라는 일을 맡아 제주에 파견된다. 그런데, 하루는 부친상을 치르러 급히 제주를 나섰다가 풍랑을 만나 바다 위에서 표류하다가 해적들에게 매맞고, 가진 것 다 뺏기고, 바다 한가운데 버려진다. 다시 표류하다가 닿은 곳이 중국이지만, 이번에는 왜구로 오인당한다. 최부는 바다를 표류하여 배가 난파할 위험에 놓여서도, 해적을 만나서도, 중국 땅에서 왜구로 오인받는 위험 상황에서도 언제나 지혜와 강인함, 뛰어난 통솔력으로 자신과 일행 42명을 지켜낸다. 결국 중국도, 최부가 유학에 조예 깊은 조선의 관리임을 알게 되면서 많은 도움을 주어, 최부 일행은 한 명의 사상자 없이 조선으로 무사히 돌아온다. 이러한 최부의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흥미진진한 모험이야기와 함께 조선의 선비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얻게 된다. 위기 상황 때마다 최부가 보여 준 모습은 나약한 선비가 아닌 당당한 실천가의 모습이다. 최부는 귀국한 뒤, 성종에게 자신의 모험담과 중국에서 배운 많은 지식을 기록으로 남겼다.

세계명작이라 불리는 외국 모험소설이나, 블록버스터 영화에 푹 빠져 있는 우리 어린이들, 그리고 아직 최부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어른들까지! 15세기의 표류기를 담은 최부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우리의 여름은 장대한 모험의 세계로 시작하게 될 것이다.

노경실/작가 ksksnh@naver.com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