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부터)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사작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기존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점진 인상 방침에 대해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다음 달(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수 개월간 드린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지침)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그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오늘 새벽 파월 의장이 얘기했듯이 4% 수준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진 것”이라며 “당초 4%대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금통위까지 2∼3주 시간이 있는 만큼 금통위원들과 이런 전제조건 변화가 국내물과와 성장 흐름, 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한 다음 기준금리의 인상 폭, 시기, 경로 등을 결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올리겠다”던 기존 방침에서 한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도 가능하다고 시사한 것이다.
미국 연준은 21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연 2.25∼2.5%에서 연 3.0∼3.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올해 말 금리 점도표 중간값도 4.4%로, 지난 6월 3.4%보다 1.0%포인트나 높아졌다. 올해 남은 두차례 회의에서 최소 한 번은 더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내년말 금리 전망치도 4.6%로 6월(3.8%)보다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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