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내 가게/음식재료 납품 위생강화로 타격
Q 지난 4년 동안 학교를 비롯한 단체급식 실시 기관에 음식 재료를 납품하는 사업을 해왔습니다. 그동안의 노력 덕분인지 고정 거래처만 30여개를 확보하여 어느 정도 사업이 본 궤도에 접어 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일부 학교 급식에서 식중독 등 위생사고가 발생한 것이 각종 매스컴에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고 이로 인해 음식 재료 납품업체에 대한 위생설비 설치 기준이 강화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갑작스러운 위생기준 강화에 대비하지 못했던 저는 경쟁업체에 기존 거래처까지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또한 그때그때 주문 수량만큼만 납품을 하다 보니 원가부담 역시 높습니다. 이렇듯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니 이 사업을 계속 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많습니다. 업종을 전환할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만 잘 판단이 서지 않는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소자본 창업에 있어 사업자가 예상하지 못했던 법률적 변화로 인해 사업에 결정적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강화된 법률, 인허가 기준은 일정 기간을 두고 실시되지만 사업자들이 적절히 대비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의뢰자의 경우도 강화된 위생기준에 대처하지 못해 발생한 애로사항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가 컨설팅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우선 충남논산소상공인지원센터의 상담사가 사업체의 현황을 진단했을 때 문제점으로 확인한 것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는 음식재료 보관에 필수시설이라 할 수 있는 냉동 창고, 냉동 탑차를 보유하지 않고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한 사무실 겸 창고에서 재료들을 보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재료 조달 계획이 체계적이지 못해 그때그때 납품업체 제품을 이용하다 보니 중개수수료 이상의 수익을 보기 어려우며 월말 결제로 인해 현금 확보가 어려워지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였다. 셋째는 납품제품이 다양하지 못한 영업능력 부족이었다.
확인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상담사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했다. 우선 냉동 창고와 냉동 탑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신용보증서 발급을 통해 3000만 원 대출을 받기로 결정했다. 상환 부담이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사업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조달 비용 절감을 위해 중고품 위주로 제품을 구매할 것도 아울러 권장했다. 두 번째로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인근 농촌지역에서 친환경농산물을 조달하기로 하였다. 또한 매출 증대만을 생각한 지나친 저가 입찰을 지양하고 적정 수익이 확보될 수 있도록 수익 관리를 체계화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상담사는 의뢰자의 부인이 운영하고 있는 가정용 우유 대리점을 활용하여 단체급식 실시 기관에 함께 납품할 수 있도록 영업을 강화할 것을 조언했다. 이러한 사업 내용의 개선 덕분에 간신히 적자를 면하던 의뢰자의 사업체는 현재 대표자의 인건비 이외에도 월 순수익 300만원이 넘는 사업체로 변모하였다.
서정헌 중소기업청 중앙소상공인지원센터 업무개발팀장 biermann@sbd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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