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가 2016년 3월 시리아 내전에서 세운 공으로 ‘러시아연방 영웅’ 칭호를 받은 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본격 공세를 준비하면서 총사령관으로 기용한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남부군관구 사령관을 두고 백악관 인사들이 “전쟁범죄가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 <시엔엔>(CNN)에 출연해 드보르니코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에 대한 범죄와 잔혹함의 또 다른 저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특별한 장군은 시리아에서 민간인들에게 저지른 잔혹함이 포함된 이력서를 갖고 있다”며 “이번 전쟁에서도 그런 행위를 더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는 드보르니코프가 2015년 내전을 치르는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돕는 러시아 지원군 사령관으로 파견돼 무차별 공습을 주도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러시아 지원군 초대 사령관이었던 그는 비행장을 건설한 뒤 반군이 장악한 제2도시 알레포 등지에서 병원과 학교 등을 가리지 않는 공습으로 많은 민간인을 살상하도록 했다. 그는 1982년 소대장으로 군생활을 시작해 체첸 전쟁에도 참전하는 등 러시아군 최고위급 중 전쟁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꼽힌다. 시리아군 중령 출신의 망명자 파레스 바유시는 드보르니코프가 “시리아에서와 마찬가지로 초토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설리번 보좌관은 드보르니코프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에 불리한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몇주 동안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우크라이나인들은 절대로 러시아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어떤 장군을 지명하든 마찬가지”라고 했다. 또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성공할 수 있도록 무엇이든 한다는 명백한 정책을 갖고 있다”며 군사·경제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폭스 뉴스>에 출연해 “시리아에서 목격한 잔인함과 잔학 행위에 책임이 있는 장군을 투입한다는 보도는 우리가 이미 우크라이나 땅에서 목격한 것들이 지속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가을부터 미국에서 훈련받은 소수의 우크라이나군 병력이 본국으로 복귀하며, 이들은 지난달 초 정규 교육 과정이 끝난 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스위치블레이드 드론’ 등의 사용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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