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음모설’을 다룬 ‘루스 체인지’ 동영상 화면.
9.11 테러 5주년을 앞두고 테러 배후가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아니라 미국 정부라는 이른바 음모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음모론은 9.11 테러 직후부터 제기됐다.
9.11 테러가 일어난 바로 다음날인 2001년 9월 12일 미국의 한 웹사이트는 세계무역센터에서 일하는 4천명의 유대인이 9.11 테러 당일 출근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인포메이션 타임스'라는 문제의 웹사이트는 이것이 9.11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이 아니라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꾸민 일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9.11 테러가 일어난지 5년이 지났지만 음모론은 수그러들기는 거녕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도 음모론은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 구글에서 `9.11 음모'를 입력하면 무려 1천800만건의 결과가 나온다. 야후의 경우 관련 검색 결과가 2천200만건에 이른다.
`모든 것이 통제 하에 있다'(Everythng Is Under Control)'의 저자 로버트 A. 윌슨은 "전 세계에 격변을 몰고온 사건들은 항상 음험하고 사악한 공격을 계획한 세력들에 대한 갖은 억측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9.11 테러만큼 널리 확산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9.11 테러의 규모, 정부에 대한 불신, 인터넷을 통한 손쉬운 정보 유포 등이 음모론 (확산)을 위한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9.11 테러 5주년을 맞아 관련 서적과 영화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9.11 테러를 다룬 서적만 모두 1천248권이 출간됐고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경우 9.11 테러 관련 어린이 서적만 해도 80권이 넘는다.
또 일간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이날 9.11 테러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 4명이 9.11 후 10개월 뒤부터 만나 서로를 위로하며 고통을 이겨낸 4년간의 이야기를 담아 "당신을 사랑해, 정말이야(하이페리온)"를 출간했다고 전했다.
9.11 테러 위원회의 공식 보고서에 근거한 그래픽 소설도 조만간 출간될 예정이다. TV 방송과 영화 업계도 앞다퉈 9.11 테러를 소재로 한 작품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케이블 뉴스 채널들은 오는 11일 9.11 테러 5주년을 기념해 9.11 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24시간 생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ABC 방송은 2년간 연인원 247명을 캐스팅해 미니 시리즈 `9.11로 가는 길'(The Path to 9/11)을 제작했으며, 9.11 테러 당시 납치된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의 이야기를 다룬 디스커버리 채널과 A&E의 TV 영화 두 편은 에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dpa=연합뉴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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