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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석방설’ 8명 행방묘연…다시 억류된 듯

등록 2007-07-26 05:36수정 2007-07-26 14:17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에서 현지 경찰들이 25일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고 배형규 목사의 시신을 차량에 싣고 이동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날 아프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배 목사의 시신이 가즈니주의 미군 기지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가즈시/ 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에서 현지 경찰들이 25일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고 배형규 목사의 시신을 차량에 싣고 이동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날 아프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배 목사의 시신이 가즈니주의 미군 기지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가즈시/ AP 연합뉴스
정부 “‘8명 석방설’은 확인할 단계 아니다” 발표 신중
일부외신 “인도장소로 이동중 안전문제로 되돌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됐다가 석방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8명의 행방이 안개 속에 빠지면서 정부가 26일 이들의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채널을 풀가동하고 있다.

전날 오후 아프간 당국과 납치단체 간 협상에서 몸값 지불과 함께 포로와 피랍자 맞교환에 합의됐다는 외신보도가 나온 데 이어 급기야 이날 밤 `8인 석방설'이 우리 정부 소식통과 정보 당국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석방교섭이 원만히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후 납치된 한국인 아프간 봉사단원 23명을 인솔한 배형규씨가 납치단체에 의해 희생됐다는 비보(悲報)가 나온 뒤 석방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8명의 행방도 묘연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아프간에서 납치됐던 우리 국민 8명이 석방됐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우리 국민이 석방되면 발표할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 당국자는 "피랍자들이 무장단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고 판단될 때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석방설을 간접 확인하는 동시에 이들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음도 시인했다.

그러나 탈레반 무장단체 측은 언론을 통해 이들의 석방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26일 오전 배형규목사의 피살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피랍자 가족이 눈물을 흘리며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 가족대기실에 들어 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전 배형규목사의 피살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피랍자 가족이 눈물을 흘리며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 가족대기실에 들어 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과정에서 AP가 서방 관리의 말을 인용, 카불 발(發)로 23명의 피랍한국인 중 8명이 가즈니 주내에 있는 미군기지로 이송됐다고 보도했고 조금 뒤 일본 공영방송 NHK는 한국인 인질 중 8명이 석방돼 인도 장소로 옮기던 중 급거 무장단체의 본거지로 되돌아갔다는 아프간 정부 협상책임자의 말을 전했다.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협상단이 25일 한국인 8명을 아프간 정부 측에 인도하는 것으로 일단 합의, 이들이 석방장소로 향하던 중 주변에 아프간 정부의 전차 등이 배치된 것을 확인하고 본거지로 되돌아 갔다는 것.

이처럼 피랍자들의 행방을 놓고 상반된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무장단체와 마찬가지로 현지 정보 소식통 등도 피랍자들이 납치단체에 억류돼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따라서 여러 정보를 종합해보면 피랍자들이 경위야 어쨌든 현재는 납치단체 측의 수중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무장단체 측이 그동안 고도의 심리전을 능란하게 구사해왔다는 점 등에서 무장단체 측의 `억류' 주장을 100% 수용치 않으면서 이들의 정확한 소재와 경위 파악을 위해 아프간 현지 대책반과 우방과의 정보 네트워크를 총가동하고 있다.

한편 탈레반 무장단체 측이 한편으로는 피랍자 석방제스처를 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살해까지 감행한 배경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이 가운데 납치단체가 인질 관리를 위해 한국인 피랍자 23명을 최소한 3곳에 분산 억류시키고 있으며 억류하고 있는 인물들의 성향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 주요인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탈레반 무장단체 내부에서 석방 요구조건과 교섭내용을 놓고 강.온파간 대립이 벌어져 한쪽에서는 석방을, 다른 쪽에서는 인질을 죽이는 모순된 행동을 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탈레반 내부에서 인질 몸값을 받으면 석방할 수 있다는 온건파와 탈레반 수감자와의 맞교환을 주장하는 강경파가 대립하면서 아프간 및 우리 정부와의 석방교섭에도 혼선이 빚어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달리 석방설 자체가 탈레반 무장단체가 심리전 차원에서 벌인 사기극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가 하면 실제 풀어줬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해 다시 억류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샘물교회 국외 봉사자들의 무사 귀환을 빌기 위해 25일 저녁 서울 서초동 정토회관에서 열린 법회에 참석한 불자들이 기독교 신도들의 석방을 기도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샘물교회 국외 봉사자들의 무사 귀환을 빌기 위해 25일 저녁 서울 서초동 정토회관에서 열린 법회에 참석한 불자들이 기독교 신도들의 석방을 기도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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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배형규 목사 살해…8명 석방여부는 “미확인”

지난 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됐던 한국인 23명 중 1명이 25일 피살됐다.

또 석방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8명의 행방도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단 아프가니스탄 당국과 탈레반 측은 여전히 인질로 억류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현지시각 25일 오후 발견돼 신원을 확인 중"이라며 "조만간 시신 확인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해 인질 1명이 살해됐음을 사실상 확인했다.

이에 따라 2004년 이라크 무장단체에 살해된 김선일씨 사건에 이어 또 하나의 재외국민 테러피해 사례로 기록되면서 상당한 충격파를 몰고 올 전망이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현지시간 25일 "아프간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듣지 않았고 우리 죄수들을 풀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인 남성 인질 1명을 총살했다"며 살해된 한국인의 시신을 가즈니주(州) 카라바그 지구 무셰키(Musheky) 지역에 버렸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26일 "아프가니스탄 현지시간 25일 오후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며 "신원은 확인중"이라고 말해 피살자가 한국인 임을 사실상 공식 확인했다.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는 아마디의 말을 인용,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한국인 남자 인질의 이름이 'Hon Qud'이며 'Hochim'의 아들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피살된 것으로 보이는 인질이 인솔자인 배형규 목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아프간 가즈니주(州) 카라바그지역 행정책임자인 크와자 모하마드 시디키는 로이터 통신에 "그들(무장단체)은 인질 가운데 1명을 죽였으며 나머지 (인질)을 석방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검 발견 추정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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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 당국자는 26일 피랍 한국인 8명의 석방여부에 대해 "확인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우리 국민이 석방되면 발표할 것"이라며 "피랍자들이 무장단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고 판단될 때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8명은 한때 양측간 합의에 따라 석방돼 안전한 곳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탈레반 측은 언론을 통해 석방사실을 부인하고 나섰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석방설이 나돌던 8명이 석방과정에서 일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석방 시도 조차 없었는 지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탈레반 측의 아마디는 한국시간 26일 오전 5시30분을 최종 협상시한으로 제시하고 이 때까지 자신들이 요구한 동료 수감자 8명을 풀어주지 않으면 남은 인질들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당국자는 "무장단체측과 접촉을 계속해 나가면서 나머지 분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현재 아프간 당국과 협조하면서 대응책 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탈레반 측이 26일 오전 5시30분을 교섭 시한으로 다시 제시한데 대해 "그들이 주장하는 시한도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고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상황 일지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상황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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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배형규씨 피살 공식 확인

정부는 2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우리 국민 1명이 피살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조희용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우리 국민 중 한명이 25일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또 외교부 당국자는 희생자가 피랍된 아프간 봉사단원들을 인솔한 배형규씨라고 확인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정부는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슬픔을 같이 하고자 한다"면서 "정부는 납치단체 측이 우리 국민을 가족의 품 안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우탁 김귀근 기자 lwt@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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