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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다급한 정부, 탈레반과 ‘막전-막후’ 접촉 확대

등록 2007-08-01 23:59수정 2007-08-02 00:02

한국인 피랍자들이 억류돼 있는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 카라바그 인근의 가즈니시에서 1일 “군사작전 개시에 앞서 대피하라”고 알리는 전단이 헬리콥터에서 뿌려져, 한 남자가 이를 주워 읽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향후의 통상적 군사작전을 미리 알린 것으로, 한국인 피랍자 구출 작전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가즈니/AP 연합
한국인 피랍자들이 억류돼 있는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 카라바그 인근의 가즈니시에서 1일 “군사작전 개시에 앞서 대피하라”고 알리는 전단이 헬리콥터에서 뿌려져, 한 남자가 이를 주워 읽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향후의 통상적 군사작전을 미리 알린 것으로, 한국인 피랍자 구출 작전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가즈니/AP 연합
아프간 한국대사관-탈레반 전화접촉
‘확고한 협상 의지’ 보여주려 안간힘
교착 상태에 빠진 한국인 피랍자 석방을 위해 탈레반 무장세력과 접촉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여러 갈래로 포착되고 있다. 정부는 납치세력을 직접 접촉하는 데 따른 부담을 무릅쓰고 인질 추가 살해를 막기 위해 탈레반과의 접촉면을 최대한 넓히려고 애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 대표단이 한국인 인질들을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는 <아프간이슬람통신>(AIP)의 1일 보도다. 인질 면담은 정부가 탈레반과의 협상 전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탈레반과의 협상은 상당한 질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런 보도를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정부 쪽에서 인질 면담 계획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단지 면담의 방식 등과 관련해선 여러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접촉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면서도 “다각적 접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대표단이 직접 한국인 인질들을 만나는 것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한국 쪽에서 내세운 현지인 중재자를 통한 방법으로 인질들과 만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탈레반 협상대표가 강성주 아프간 주재 한국 대사와 첫 전화통화를 했다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발언도 예사롭지 않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전화통화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사태 발생 초기부터 납치세력을 자처하는 여러 인물들로부터 아프간 대사관으로 전화가 걸려와 하게 된 전화통화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쪽에서 자기네 주장을 일방적으로 내놓기도 했고, 우리도 우선 의약품부터 받아 전해 달라는 식으로 대응하기도 했다”며 “직접 접촉이나 본격 교섭이라고 부를 수 없는 말 그대로 전화통화이며, 통화 주체도 강 대사가 아닌 대사관 관계자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통화를 통해 전해지는 탈레반의 생각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고 보고 우리도 우리 방침이나 의사를 전달하는 채널로 활용해 왔다”며 “이를 직접 접촉으로 보기보다는 ‘교신’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한국 정부 관계자와 탈레반 사이에 수시로 연락이 오갔다는 사실은 양쪽의 협의가 물밑에서 꽤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탈레반과 공개 협상에 나서기 어려운 한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탈레반에 확고한 협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한국 정부가 발벗고 나서지 않으면 인질들의 추가 희생을 막을 수 없다는 절박한 사정을 반영한 몸짓으로 보인다. 신승근 박민희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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