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0시부터 인도가 전국 지자체를 봉쇄하고 국민 이동 금지령을 발효한 가운데, 뭄바이의 처치게이트 역사가 붐비는 모습(지난달)과 지난 22일 인적이 끊긴 모습이 뚜렷이 대비된다. 뭄바이/AP 연합뉴스
13억명의 인구가 코로나19에 멈춰 섰다.
세계 2위의 인구 대국(약 13억6000만명) 인도가 25일 0시(현지시각)부터 3주간 전 국민 이동 금지령을 발효했다. 이로써 전 세계에서 이동 금지 상태에 놓인 인구도 27억명으로 2배나 급증했다. 세계 인구 78억에서, 3명 중 1명꼴로 코로나바이러스에 발이 묶인 셈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24일 텔레비전으로 발표한 대국민 성명에서 “자정 12시부터 전국의 모든 주와 직할령, 모든 지구(시·군)가 완전히 봉쇄된다. 인도를 구하고 여러분 자신과 가족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누구도 집 밖으로 나와선 안 된다. 이는 일반적 통행금지보다 더 강력한 조처”라며 “밖을 돌아다니는 것은 잊어라. 앞으로 21일 동안, 여러분이 해야 할 유일한 일은 집에 있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에 머물라(stay put at home)”는 말을 세 차례나 되풀이해 강조했다.
‘전 국민 이동 통제’라는 초강력 봉쇄는 지난 9일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에서 먼저 나왔으나,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면서 아시아, 중동, 남미의 여러 나라도 앞다퉈 같은 처방을 내놓고 있다. 인구 2억명의 파키스탄도 이날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인 펀자브주와 신드주를 봉쇄하면서 약 1억6000만명의 통행이 금지됐다. 앞서 23일엔 방글라데시(1억6900만명)가 열흘간의 전국 ‘셧다운’을 결정한 데 이어, 24일에는 철도·도로·항공·수상 등 모든 교통수단의 운행을 금지했다. 네팔과 스리랑카도 전국 봉쇄에 합류하면서, 남아시아 지역에서만 20억명이 사실상 ‘자택연금’ 상태에 놓이게 됐다. 미국도 이날 현재 인구(약 3억2800만 명)의 절반이 넘는 1억7600만명(54%)이 자택 대피령의 대상이다.
인도의 전 국민 이동금지령을 두고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향후 급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인도는 아대륙으로 불릴 만큼 넓은 국토와 많은 인구에다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87명, 사망 9명(25일 기준)으로, 인구 규모에 견줘 매우 적은 편이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25일 “전문가들은 인도가 코로나19 확산의 실태를 파악하기에 충분한 진단검사를 하지 않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할 수 있는 독특한 여건들의 종합적 구심이라고 경고한다”는 것이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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